병역기피 논란을 일으켰던 박주영(27.아스널)이 국가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에 동시에 승선할 전망이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과 최강희 국가대표팀 감독,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최근 3자 회동을 갖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관해 논의하면서 발탁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박주영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세 사람은 박주영의 대표팀 발탁 기준은 경기력이나 컨디션이 돼야하며 병역기피 논란 자체가 되면 안된다는데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부상 등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박주영이 두 대표팀에 모두 선발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과 2012 런던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축구협회 고위 관계자는 "두 감독이 박주영의 발탁을 놓고 면밀하게 논의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박주영을 대체할 다른 카드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해외파 위주로 오는 31일 스페인전을 치른 뒤 국내파가 합류해 곧바로 최종예선에 돌입해야 하는 대표팀과 사상 첫 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는 올림픽팀이 처한 여건을 고려하면 박주영이 전략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문제는 병역기피 논란이 벌어졌던 선수를 대표팀에 발탁하는데 따른 국민적 정서를 어떻게 푸느냐이다.
축구협회는 박주영의 선발을 대표팀 사령탑의 개인적인 결단에 맡기는 것보다는 협회가 직접 나서서 정지작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협회가 먼저 박주영의 '주홍글씨'를 지워주는 작업을 한 뒤 대표팀 감독이 선발권을 행사하는 수순으로 '출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주영이 2011~2012 프리미어리그 시즌을 마치고 다음 주 귀국하면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추진하기로 했다. 협회는 8일 박주영측에 귀국 즉시 협회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을 전달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협회 관계자는 "(병역 연기가 알려진 직후)박주영측의 초기 대응이 아쉬웠다. 선수 본인이 직접 나서 저간의 사정을 설명하고 팬과 국민에게 양해를 구하면서 솔직하게 사과할 부분을 사과했다면 사안이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과정을 뒤늦게나마 밟은 뒤 대표팀에 승선하는 순서로 박주영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축구협회의 복안이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