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선동열 감독의 야심작 박지훈(22)이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이제 10경기에 등판했을 뿐인데, 벌써 삼성 사령탑 시절인 2005년 구축했던 '1기 지키는 야구'의 선봉 정현욱(34)의 향기가 날 정도다. 불펜 필승조의 선봉에서 무너진 마운드를 재건할 태세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올해 신인으로 입단한 박지훈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선 감독의 기대를 받았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144㎞에 불과하지만 예리한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앞세워 배짱있게 던진다. 캠프 때부터 150㎞를 웃도는 빠른 직구를 보유한 고졸 2년차 한승혁과 1군 경쟁을 펼쳤는데, 경기 운영능력에 합격점을 받아 불펜 필승조로 중용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광주 삼성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1이닝 동안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팬들에게 첫 인사를 한 박지훈은 이후 박빙 상황에 주로 마운드에 오르며 필승조로 육성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4일 광주 한화전에서 0.1이닝 2실점한 것을 제외하면, 9경기 11.1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방어율 0을 기록 중이다.
KIA가 5월 무패행진을 이어간 것도 박지훈의 활약 덕분이다. 지난 3일 광주 SK전에서 4-4 동점이던 연장 10회 1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박지훈은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예리한 직구와 히팅포인트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앞세워 안치용과 박재홍을 연속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4일 광주 넥센전에서도 7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뒷문을 틀어막았고, 5월 첫 승을 거뒀던 6일에도 10-7로 쫓긴 9회초 등판해 0.2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선 감독은 "그나마 가장 자신있게 던지는 투수다. 아직 더 경험을 쌓아야 하지만, 필승조 쪽에 쓸 계획이다.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줘야 장기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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