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의 마틴 네메크(28·슬로바키아)가 1년 더 인천에서 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일 “마틴과 구두로 재계약에 합의했다”며 “계약조건은 기존과 비슷한 연봉수준에, 우승시 인센티브를 받는 조건”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마틴은 지난 해와 같이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인 28만 달러(약 3억원)에 우승 수당을 약속받았다. 구체적인 세부 조항과 최종 합의내용은 마틴이 휴가를 마치고 슬로바키아에서 돌아오면 결정할 방침이다.
마틴은 대한항공을 거친 외국인선수 중 보비(2006-2007, 2007-2008시즌)에 이어 두 번째로 재계약에 성공한 선수가 됐다.
대한항공은 마틴의 승부근성과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마틴의 활약은 대단한다. 챔피언결정전 때 보여준 부상투혼과 희생정신은 선수단에 긍정적인 힘을 불어넣었다”고 재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마틴 역시 우승에 대한 미련이 남아 한 시즌 더 잔류하기로 했다.
슬로바키아 국가대표인 마틴은 2006년부터 2010년까지 프랑스 1부리그와 터키, 이탈리아 리그를 두루 거친 거물급 공격수다. 이탈리아에서는 득점과 서브 부문 2위에 올랐고, 대표팀에서도 주전 공격수로 활약하며 ‘2011년 올해의 선수’에 선정됐다.
지난 해 대한항공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탄력넘치는 점프를 바탕으로 높은 타점의 공격과 강력한 서브로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2위에 올려놓았다.
마틴은 실력만큼이나 승부근성도 투철했다. 정규리그 때부터 만성 어깨부상에 시달렸던 그는 포스트시즌에선 진통제를 맞고 나설 정도로 독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챔프 3차전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까지 다치자 더는 뛰지 못하고 시즌을 마감했다.
마틴이 안방에서 삼성화재에 우승컵을 내주고 괴로워하자 신영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더 안타까워했을 정도였다. 당시 신 감독은 “마틴에게 아픈데 수고했다고 했더니 도리어 나에게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구단의 도움으로 시즌 후 국내에서 어깨수술을 받은 마틴은 5월 중순 팀에 복귀한다. 대한항공 선수들도 비슷한 시기에 소집돼 8월18일부터 열릴 컵대회 준비에 들어간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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