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3)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런던올림픽 본선 조편성에 대해 가장 힘든 조에 속했다며 난색을 표했다.
홍 감독은 본선 조 추첨 확인과 경기를 치를 구장들을 둘러보고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28일 "4개 그룹중 우리팀이 속한 B조가 가장 최악의 조라고 생각한다. 전승을 노리는 스페인과 브라질 같은 강팀은 1패에 큰 의미가 없지만 B조에 속한 팀들은 1패가 치명타다"고 말했다.
한국은 지난 24일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축구 본선 조추첨에서 멕시코, 스위스, 가봉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많은 전문가들은 대체로 무난한 조라며 해볼만 하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홍감독은 생각을 달리했다.
홍 감독은 "강팀과 약팀이 뚜렷이 구분되는 조에 편성된 경우는 승점 4점으로도 8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겠지만 우리 B조의 경우 최소 승점 6점 이상 확보해야만 안정권에 들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서로 물고물리는 경기가 될 수도 있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그는 거꾸로 스페인, 브라질 등 확실한 강팀에 속한 조가 8강 진출이 쉬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당시 한국은 칠레, 스페인, 모로코와 B조에 속해 2승1패, 승점 6점을 따내고도 8강 진출에 실패하는 불운을 겪었다. 홍 감독도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경계의 뜻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이 얘기하는 개별 상대 팀에 대한 평가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한국과 가장 먼저 경기를 치르는 멕시코에 대해서는 "멕시코는 개인 기량과 전술적인 움직임이 뛰어나다 곧 좋은 선수들도 합류할 것이라고 들었다. 가봉은 비디오 분석을 마쳤는데 체력적인 면과 스피드가 뛰어난 팀이다. 콤비네이션적으로 훌륭한 건 아니지만 저돌적인 움직임이 위협적이었다. 스위스는 어떤 유럽팀보다 기본구성이 탄탄해 까다로운 팀"고 설명하며 더 치밀한 분석을 할 것이라 강조했다.
와일드카드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꼈다. 다만 "이청용은 올림픽 와일드카드 후보군에 없다"며 잘라 말했다.
홍 감독은 경기장 시설과 일정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경기장 상태나 시설들은 좋았다. 잔디상태도 시즌이 끝나고 새로 교체돼 우려할 부분은 없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동 경로 역시 "북에서 남으로 내려가는 코스인데 이동시간이 2시간 정도 밖에 되지 않아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국민들에게 선물을 안겨준다고 약속한 것은 어떻게 되나' 묻자 홍 감독은 "남은 기간 얼마나 준비를 많이 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항상 어려운 여건 속에 놓였지만 극복하고 이 자리까지 왔듯이 최선을 다해 도전해 보겠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6월에 평가전을 한 경기 한 뒤 7월에 1~2경기 정도 더 치를 구상을 하고 있다. 조편성이 끝난 만큼 이제 협회와 본격적으로 조율하며 움직이겠다. 가능한 우리가 상대할 팀들과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팀을 골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