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명문 첼시FC가 FC바르셀로나(스페인)를 따돌리고 4시즌 만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진출했다.
첼시는 25일 오전 3시45분(한국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프 누에서 열린 2011~2012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 바르셀로나와의 경기에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둬 시리즈 전적 1승1무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1-0로 이긴 첼시는 바르셀로나 원정에서도 무승부를 챙겨 웃을 수 있었다.
첼시는 주장 존 테리가 전반 37분에 퇴장 당해 1명이 적은 상황에서 힘겨운 경기를 펼쳤지만 1-2로 뒤진 후반 45분 페르난도 토레스가 동점골을 터뜨려 결승행에 쐐기를 박았다. 첼시는 1-2로 패했다 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에 진출할 수 있었다.
결승에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패해 아쉬움을 남겼던 2007~2008시즌 이후 4시즌 만에 결승 진출에 성공한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첫 우승에 도전하게 됐다.
2연패를 노렸던 바르셀로나는 에이스 리오넬 메시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탈락의 쓴맛을 봤다. 볼 점유율에서 82%-18%의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효율적이지 못했다.
초반부터 바르셀로나가 압도했다. 특유의 패스를 통한 점유율 축구로 첼시를 압박했다. 1차전에서 0-1로 진 탓인지 공세를 펼치는 정도가 상당했다.
기어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바르셀로나는 전반 35분에 쿠엔카가 왼쪽 측면에서 찔러준 땅볼 크로스를 쇄도하던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왼발 슛으로 연결해 첼시의 골망을 흔들었다.
첫 골이 터지고 2분 만에 변수가 생겼다. 첼시의 주장 존 테리가 알렉시스 산체스의 허벅지를 고의로 가격하면서 레드카드를 받아 그라운드에서 쫓겨났다. 바르셀로나의 낙승이 예상된 순간이다.
설상가상으로 첼시는 전반 43분 메시의 패스를 받은 이니에스타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면서 0-2로 몰렸다.
그러나 테리에게 주장 완장을 넘겨 받은 프랭크 램파드가 침착하게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램파드는 전반 종료 직전에 쇄도하던 하미레스에게 정확한 침투패스를 연결했고 하미레스는 골키퍼 키를 넘기는 감각적인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첼시는 전반을 1-2로 마쳤다. 그러나 바르셀로나의 공세는 여전했고 후반 초반부터 위기를 맞았다. 후반 시작 2분 만에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드록바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파브레가스의 발을 걸어 넘어뜨린 것.
키커는 다름아닌 메시였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첼시의 손을 들어줬다. 메시가 때린 슛은 크로스바에 맞고 나왔고 첼시는 큰 위기를 넘겼다.
이후에도 첼시는 수비에 안간힘을 썼고 바르셀로나는 일방적으로 몰아쳤다. 후반 36분에는 산체스가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고 1분 만에 메시가 때린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 슛은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지독히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승행을 위해 반드시 1골을 더 넣어야 했던 바르셀로나는 전원 공세를 펼쳤고 첼시는 마지막 순간에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후반 35분에 교체로 들어온 토레스가 경기 종료 직전에 역습 찬스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았고 골키퍼까지 따돌리며 여유있게 동점골을 터뜨렸다.
캄프 누를 가득 채운 바르셀로나 팬들이 한순간에 고요해진 순간이었다.
26일 치러지는 레알마드리드(스페인)-바이에른뮌헨(독일)의 4강 2차전 결과에 따라 첼시의 결승 상대가 정해진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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