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1승에 목마른 에이스가 많다. 한화 류현진, 두산 김선우, 삼성 차우찬, 롯데 사도스키 등 내로라하는 투수들이 아직 무승이다. 이들은 시즌 개막 후 2주 동안 1선발 내지 2선발의 중책을 짊어졌으나 한 번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어떤 투수는 운이 없었고, 또 다른 투수는 난타당했다. 불운하거나 혹은 부진하거나다.

▶타선 침묵과 불펜 난조에 눈물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3경기에 나와 1패만 기록 중이다. 지독하리만큼 운이 없었다. 23이닝 동안 4점(3자책)만 내주고도 타선이 도와주지 않아 승리를 얻지 못했다. 13일 SK전과 19일 LG전에서 류현진은 각각 8이닝 무실점, 9이닝 1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했다. 그러나 17이닝 동안 한화 타자들이 고작 1점을 지원했다는 게 류현진으로선 불운이었다.
류현진은 2년째 시즌 초반 무승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개막전 이후 3경기에서 난타당하며 3연패를 안았고 시즌 네 번째 경기 만에 첫 승을 챙겼다. 올해는 초반부터 잘 던지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지만 승리 시계는 지난해만큼 더디다.
지난해 14승을 거둔 삼성 윤성환도 승리가 없다.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84만 기록하고 있다. 윤성환은 지난 11일 KIA전에서 7이닝 무실점하고도 삼성 타선이 상대 선발 윤석민에게 막혀 승패 없이 물러났다.
김선우의 3경기 무승은 구원 투수의 덕을 못 본 케이스다. 지난해 16승을 올린 김선우는 14일 롯데전에서 6이닝 무실점, 20일 넥센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두 경기 연속 호투하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뒤에 나온 투수가 동점 혹은 역전을 허용해 승리를 날려버렸다. 4⅓이닝 9실점한 시즌 첫 경기 넥센전을 빼면 김선우의 평균자책점은 2.45. 올해도 페이스는 나쁘지 않다.

▶부진 탈출이 급선무

스스로 경기를 망쳐 승리를 얻지 못한 투수들도 있다. 1선발로 시즌을 시작한 차우찬은 개막 이후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다. 2경기 평균자책점이 14.14나 됐다. 류중일 감독은 급기야 차우찬을 불펜 투수로 돌리는 긴급 처방을 내렸다. 효과가 있었다. 차우찬은 19일 두산전에 구원 투수로 나와 5이닝 2실점(1자책점)하며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류 감독이 "당분간 5선발로 가겠다"고 해 선발 복귀는 미정이다. 롯데 사도스키 역시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75로 성적이 초라하다. 롯데 타선이 도와줘 패가 없다는 게 위안거리다.
이들의 첫승 사냥은 언제쯤 성공할까. 우선 류현진과 윤성환이 이번주 첫승을 거둘 유력한 후보다. 둘은 각각 KIA·롯데와 벌이는 주중 3연전에 나란히 선발 등판한다. 류현진의 경우 한화 타선이 침묵 중이어서 또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김선우와 사도스키는 주말 3연전에 등판해 첫승을 노릴 전망이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