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는 법이 없다. 90분 내내 성난 황소처럼 덤벼든다. 방심하다간 큰 코 다친다. K-리그 광주 FC 이야기다.
광주는 15일 전남 드래곤즈와 원정 경기에서 후반 43분 주앙파울로의 극적인 동점골로 2-2로 비겼다. 골을 넣은 주앙파울로는 200여 명의 원정 서포터에게 달려가 안기며 기쁨을 만끽했다. 최만희 광주 감독도 "비겼지만 승점 3점을 얻은 기분이다"고 만족했다. 광주는 승점 1점을 보태 6위(3승 4무 1패·승점 13점)를 유지했다.
광주가 후반 40분 이후 골을 넣어 이기거나 비긴 게 벌써 네 번째다. 8라운드까지 경기 중 절반을 극적인 승부를 한 셈이다. '광주 극장'이라는 새로운 별명까지 생겼다. 비결은 체력과 학습 효과다. 광주 주전 선수 11명 중 30대는 골키퍼 박호진(36)뿐이다. 필드 플레이어는 모두 20대 초중반이다. 외국인선수 복이(25)와 주앙파울로(24)도 마찬가지다. 최 감독은 "휘슬이 울리기 직전까지 뛸 수 있는 이유는 젊기 때문이다. 기술이 부족하다면 한 발 더 뛰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넉넉하게 웃었다.
역전승과 극적인 동점골을 한두 차례 넣어 승점을 얻다 보니 자신감도 부쩍 늘었다. 경기 종료가 다가와도 질 것 같다는 느낌이 없다. 선제골을 넣고도 역전당하던 지난 시즌 모습과 다르다. 상주 상무와 개막전이 도화선이 됐다. 0-0으로 답답하던 경기를 이어가던 도중 후반 40분 주앙파울로의 골이 터져 1-0으로 첫 승을 거뒀다. 지난달 18일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하이라이트다. 후반 42분과 47분 주앙파울로와 슈바의 극적인 연속골이 터져 3-2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수비수 유종현은 "올 시즌은 후반에 뒤지고 있더라도 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선수들 모두 자신감에 차 있다"고 전했다.
광주의 공격력은 경기 막판뿐 아니라 초반에도 불을 뿜는다. 경기 시작과 함께 골을 넣은 적이 두 차례나 된다. 지난달 11일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 경기에서는 김은선이 경기 시작 30초 만에 벼락같은 데뷔 선제골을 넣었다. 제주와 경기에서도 전반 2분 터진 김동섭의 골이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8경기에서 총 11골을 넣었는데 이중 7골이 경기 초반 5분과 막판 5분에 나왔다. "경기 시작 후 5분과 종료 5분 전을 조심하라"는 축구 격언에 딱 어울리는 광주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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