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의 힘은 대단했다.'
KGC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 스포츠단이 2010년 10월에 모기업 KT&G로부터 남자프로농구단, 여자프로배구단, 남자실업탁구단, 여자실업배드민턴단을 인수, 운영한 지 1년 반 만에 분야별 무대를 평정했다.
여자프로배구단은 지난 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2012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현대건설을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하고 3승2패로 팀 역사상 최초로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원년인 2005년과 2009~2010시즌에 챔피언결정전을 통해 정상에 오른 적은 있지만 통합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에는 남자프로농구단이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동부를 상대로 일방적인 열세라는 전망 속에서 66-64로 승리,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사상 처음으로 챔피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겨울스포츠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농구와 배구에서 이틀 간격으로 헹가래를 친 인삼공사다. 사실 인삼공사의 사내 분위기는 스포츠단에 대한 열정이 그리 강하지 않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스포츠단 운영에 대해 호의적이지 못한 목소리도 존재했다.
그러나 연일 승승장구하면서 확 달라졌다. 스포츠단 소식에 잠잠했던 사내방송팀도 스포츠단의 연이은 쾌거에 잔뜩 고무돼 특별 대담 프로그램을 기획할 정도였다.
농구, 배구에 앞서 2일에는 골프가 술렁이게 했다. 유선영(26·정관장)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올해 첫 번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메이저대회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올랐다.
농구단, 배구단의 우승을 예고라도 하듯 월요일 아침에 태평양 너머에서 우승 소식을 전해 온 유선영이다.
골프는 엄연히 따지면 농구, 배구, 탁구, 배드민턴과 달리 스포츠단 소속이 아니다. 본사 홍보실에 속해 별도로 관리를 받는다. 글로벌 마케팅의 일환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후원하기 때문이다. 유선영이 라운딩 중에 착용하는 모자에 한글 '정관장'이 아닌 한자 '정관장'을 표기하는 이유다.
지난달에는 일본여자프로골프에서 활약하는 이보미(24)가 요코하마 타이어 PRGR 레이디스에서 정상에 올라 일본 진출 2년 만에 첫 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보미 역시 정관장 소속이다.
같은 달 배드민턴단은 전국봄철종별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 배연주를 앞세워 대교눈높이를 꺾고 2년 만에 정상을 밟았고 탁구단은 지난해 12월 열린 전국종합탁구선수권대회에서 남자 단식과 단체전을 석권했다.
명실상부한 한국 스포츠계의 새로운 텃밭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인삼공사 스포츠단이다.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과 구단의 자율적인 운영을 최대한 보장하고 감동까지 전하겠다"던 약속을 1년 반 만에 지켰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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