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를 보내준 선수는 선제골을 넣고,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는 선수가 결승골을 넣는다. 광주의 승리 공식이다. 최만희 감독이 믿고 투입하는 선수가 하나같이 ‘사고를 치는’ 장면이 매주 이어지고 있다.
시즌 초반 4경기에서 무려 3승 1무를 기록, 4라운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단독 1위로 올라선 광주의 상승세가 놀랍다. 개막전에서 상주를 상대로 극적 승리를 거둔 광주는 강호 포항과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선전한 데 이어 화려한 공격력으로 호평받는 제주를 3-2로 잡아냈다.
4라운드에서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24일 오후 3시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2012 4라운드 경기에서 원정팀 광주가 부산을 2-1로 꺾고 초반 상승세를 이어 나갔다. 임선영의 선제골로 앞서나간 광주는 후반 임상협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주앙파울로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광주의 지난 4경기 동안 공통적으로 나타난 흐름이 있다. 첫 번째 법칙, 광주의 선제골은 주로 최만희 감독의 신뢰를 받는 선수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상주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린 김은선은 프로 2년차인데다 나이도 24세에 불과하지만 최 감독은 그에게 주장 완장을 넘겼다. 김은선은 포항전 전반 1분에 초고속 선제골을 기록하며 자신의 프로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부산전 선제골 역시 임선영의 프로 데뷔골이었다. 앞선 3경기에서 한 차례 교체 투입에 그친 임선영은 이승기의 부상 공백을 메울 카드로 낙점되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로 후방에 머물렀지만, 경기 초반 부산 진영으로 파고든 뒤 집중력이 돋보이는 오른발 슛을 날려 골을 뽑아냈다. 임선영도 광주 창단과 함께 프로 데뷔한 2년차 선수다.
두 번째 법칙. 결승골은 ‘슈퍼 서브’의 몫이다. 그 대표주자는 단연 주앙파울로다. 지난 시즌에도 K리그 최고의 교체 선수였던 주앙파울로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광주가 거둔 3승 모두 주앙파울로의 골에서 비롯됐다. 제주전에서는 직접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고, 이어 슈바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중거리슛만 난사하는 선수가 아님을 입증했다. 부산전에서는 하프라인 부근부터 치고 들어간 뒤 오른발 중거리슛을 꽂아넣는 엄청난 개인기량을 과시했다.
슈바 역시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전남과 포항 등을 거치며 K리그 경력이 꽤 쌓인 슈바는 노장 반열에 들어선 나이(33세)와 컨디션 하락으로 인해 K리그를 떠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광주 입단 이후의 각오가 남달랐고, 제주전 막판 교체 투입되어 올 시즌 첫 슛을 곧장 역전골로 연결해냈다.
이적 직후부터 맹활약 중인 복이도 빼놓을 수 없다. 상주와의 첫 경기부터 신입생 복이를 풀타임 출전시킨 최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복이는 이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데 이어 포항전 김은선의 골과 부산전 주앙파울로의 골 등에 고루 기여했다.
그리 화려하지 않은 선수단이지만, 각 선수들의 능력을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타이밍에 선수를 투입하거나 뺀다. 간단하지만 이만큼 어려운 일도 없다. 최 감독의 노련한 용병술이 하위권이 유력하다던 광주를 선두에 올려 놓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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