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녀부에서 역대 한 시즌 최다득점 기록을 경신한 남녀 '괴물'들이 MVP를 바라보고 있다.
프로배구 2011~2012 정규리그가 21일 천안에서 열린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드림식스전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해 프로배구는 승부조작 파문으로 가장 힘든 시즌을 보냈다.
KEPCO 선수들은 무더기 제명을 당했고, 상무는 퇴출 위기에 놓였다. 우여곡절 끝에 시즌을 마감한 프로배구는 포스트시즌 일정만을 남겨두고 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남자부 삼성화재와 여자부 KGC인삼공사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가장 돋보인 선수는 역시 가빈(26·삼성화재)과 몬타뇨(29·KGC인삼공사)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공격력을 보유한 가빈과 몬타뇨는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들이 유력한 남녀 MVP 후보라는데 이견을 다는 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시즌째 삼성화재의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는 가빈의 실력은 명불허전이었다. 고공폭격에다가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은 변함이 없다. 블로킹 위에서 때리는 강타는 상대가 알고도 막지 못했다. 특히 지난달 2일 LIG손해보험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58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과시했다.
가빈은 50%가 넘는 공격점유율 속에서도 60%에 가까운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1112점을 기록해 자신이 보유한 한 시즌 최다득점(1110점)을 다시 한 번 뛰어 넘었다. 세 시즌 연속 득점왕에 오른 것이다.
지난 시즌 대한항공 김학민에게 내줬던 정규리그 MVP도 이번에는 가빈이 수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규리그 2위 대한항공의 쌍포 김학민과 마틴도 맹활약을 펼쳤고, 사상 처음으로 KEPCO를 포스트시즌에 올려 놓은 안젤코도 좋은 성적을 냈지만, 가빈과 비교하기에는 무게감이 떨어진다.
남자부에 안젤코가 있다면 여자부에서는 단연 몬타뇨가 군계일학이다.
몬타뇨는 여자부에서 역대 처음으로 1000득점을 돌파한 선수가 됐다. 남자 못지 않은 점프력에 파워까지 겸비하고 있다. 몬타뇨의 높은 타점과 파워는 여자 선수들이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일 정도다.
몬타뇨는 팀의 공격을 도맡아 하면서도 50%가 넘는 공격성공률을 자랑했다. 여자부 선수 중 공격성공률이 50%가 넘는 선수는 몬타뇨가 유일하다.
팀 전력에 절대적인 가빈과 몬타뇨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린다. "뒤에서 수비와 토스를 해주는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남자 신인왕 후보에는 최홍석(24)과 서재덕(25)이 버티고 있다.
최홍석과 서재덕은 드래프트에서 각각 1,2위로 드림식스와 KEPCO의 유니폼을 입었다. 새내기의 리그 적응 기회조차 없이 이들은 각 팀의 주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레프트 최홍석은 쟁쟁한 외국인 공격수와 토종 거포들 속에서도 득점 8위(490점), 공격종합 9위(공격성공률 49.18%)에 올랐다. 높은 점프력에 이은 강타가 일품이고, 빠른 배구에 최적화된 선수다.
최홍석은 드래프트 1순위에 뽑힌 후 "신인왕에 도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서재덕은 팀 상황에 따라 라이트와 레프트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최홍석과는 달리 리시브가 뛰어난 만능 플레이어다. 지난 1월31일 상무와의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남은 경기에 결장했지만, 시즌 초반 KEPCO 돌풍의 중심에 선 선수였다.
여자부 신인왕 후보는 지난해 최대어 5명을 쓸어간 IBK기업은행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비록 기업은행이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지만, 신생팀 돌풍을 일으킨 주역인 센터 김희진(21), 박정아(19) 등이 신인왕을 놓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
남녀 MVP와 신인왕은 배구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며 시즌 종료후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상금은 MVP 500만원, 신인왕 200만원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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