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시대가 1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상당기간 국내 기름값이 ℓ당 2000원을 웃도는 '미친' 가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이 자동차를 구매할 때 연비를 따지는 것이 필수불가결의 요소가 됐고, 자동차 업계에서는 그야말로 '미친' 연비를 자랑하는 모델을 내놓으며 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이브리드 기술 선두인 토요타는 지난 2월21일 국내시장에 신형 프리우스를 내놨다. 프리우스는 지난 1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하이브리드 차로 선정됐고 일본에서도 8개월 연속 판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기존 단일 모델에서 모두 3가지 트림으로 모델을 다양화시켰고 가격도 최대 660만원(17.4%) 인하했다. 연비는 29.2㎞/ℓ로 국내에서 시판중인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뛰어나다. 주유소가기가 두려운 소비자들의 입맛에 딱 맞춘 차량이다.
중형차인 뉴 캠리 하이브리드 모델도 연비는 23.6㎞/ℓ로 기존 모델대비 20% 개선됐다. 2.5 가솔린 엔진에 최고출력 158마력, 최대토크 21.6㎏·m를 발휘한다.
연비가 뛰어난 디젤차로 유명한 푸조의 액티브 508 e-HDi 연비는 22.6㎞/ℓ로 웬만한 하이브리드 차량보다 우수하다.
또 지난 8월 국내 출시한 뉴 308 MCP는 PSA 푸조-시트로엥 그룹에서 15억 유로를 투자해 개발한 신형 1.6 HDi 엔진이 장착됐다. 뉴 308은 최대출력 112마력(3600rpm), 최대토크 27·5㎏·m(1750rpm), 연비 21.2㎞/ℓ를 자랑한다.
현대차는 지난해 10월 폭스바겐 골프를 겨냥한 신형 i30를 출시했다. 2009년부터 프로젝트명 'GD'로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착수한 신형 'i30'는 약 34개월의 연구기간 동안 모두 2000억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i30 1.6ℓ 디젤모델은 배기량 1582㏄에 최고출력은 128마력, 최대토크는 26.5㎏·m, 연비는 20.0㎞/ℓ에 달한다.(자동변속기 기준)
볼보는 지난 5일 2.0ℓ 디젤엔진이 장착된 플래그십(기함) 모델 S80과 스포츠세단 S60을 출시했다. S80과 S60의 연비는 각각 16.6㎞/ℓ, 17.2㎞/ℓ다. 특히 S80의 경우 영국 판매가보다 1000만원 낮게 책정됐다.
독일차 브랜드인 BMW에서는 7년 만에 완전 변경된 6세대 신형 3시리즈를 내놨다. 디젤인 320d의 연비는 기존 모델 대비 25% 향상된 22.1㎞/ℓ, 320d ED의 경우 23.8㎞/ℓ나 된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 8일 공식 개막한 '스위스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서도 연비와 성능을 향상시킨 다운사이징(엔진 크기를 줄이는 것) 모델, 소형차, 친환경차 등을 앞 다퉈 선보였다. 친환경, 고연비가 아니면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주행거리가 연장된 전기 콘셉트카 아이오닉을 선보였다.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는 외부전원을 사용 가능한 충전장치와 엔진을 함께 탑재한 전기차다. 2개 플러그를 차체에 장착해 외부에서 전력을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엔진을 돌려 배터리를 충전해 항속거리를 늘리는 방식이다.
아이오닉은 80㎾의 전기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 3기통의 1.0ℓ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전기차 모드로 주행 시 120㎞, 모터와 엔진 동시 주행 시에는 최대 700㎞까지 주행 가능하다.
아우디는 뛰어난 초경량 기술로 이전 모델보다 80㎏ 감량한 3세대 콤팩트 해치백(트렁크와 실내가 연결된 차) A3를 공개했다. 프론트 펜더와 엔진 후드를 알루미늄으로 만들어 무게가 1175㎏에 불과하다. 차체는 높은 비율의 초고강 및 열간 성형강이 사용됐다.
연비는 24.4㎞/ℓ(유럽 기준)로 이전 모델 대비 평균 12% 개선됐다. 2.0ℓ TDI 엔진은 최고 출력 143마력, 최대 토크 32.7㎏·m, 최고 속도 216㎞/h를 자랑한다.
토요타는 세계 최초로 콘셉트카 'FT-Bh'도 공개했다. 'FT-Bh'는 토요타의 미래 하이브리드 기술을 집약한 초경량 풀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무게를 줄이고 파워 트레인 효율과 공기 저항을 낮춘 FT-Bh는 유럽의 신연비 측정 기준으로 48㎞/ℓ에 달한다.
유럽 최대 자동차 메이커인 폭스바겐은 디젤엔진과 전기 모터를 결합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크로스 쿠페'를 선보였다.
이 차는 고연비 디젤 엔진에 두 개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연비가 무려 55.6㎞/ℓ(유럽 기준)에 달한다. 불과 8ℓ의 휘발유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는 '미친' 연비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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