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오릭스에서 고정된 타순은 4번 이대호 뿐이다."
오카다 오릭스 감독이 크게 화가 났다. 시범경기 5연패.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라 할지라도 내용 자체가 만족스럽지 못한 탓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주니치와 주말 2연전서는 30개의 안타를 얻어맞으며 완패했다. 타선 역시 집중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스포츠 닛폰 등 일본 언론은 "오카다 감독이 투.타에 걸쳐 큰 실망감을 표시했다. 특히 타순은 어느 조합이 가장 이상적일지 테스트 중"이라고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대호에 대한 언급이다. 일본 언론들은 "4번 이대호를 제외한 모든 타순이 유동적"이라고 전망했다.
시범경기 전까지만 해도 이대호의 4번 자리는 '경쟁' 구도 아래에 있었다. 2010시즌 홈런왕 T-오카다는 물론 새로 영입한 다카하시도 이름을 올려 놓곤 했다.
그러나 실전이 거듭되며 팀의 중심이자 일본 야구에선 가장 상징적인 자리인 4번 타자로는 이대호 외의 결론은 없다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실제 T-오카다는 11일 주니치전서 7번타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분명한 경고의 메시지다. 이날 2안타를 때려내기는 했지만 오카다 감독은 여전히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믿음이 크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오릭스는 당초 4번 이대호, 5번 T-오카다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을 구상했다. 시범경기서는 T-오카다를 3번으로 올리는 라인업도 짜봤다. 하지만 아직 중심 이대호를 제외하곤 어떤 조합도 확실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이대호에 대한 평가는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11일 경기서도 일본 최고 마무리 이와세의 새로운 승부구를 안타로 만들어냈다.
벤치의 두둑한 신뢰는 자기 페이스대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된다. 이대호의 일본 성공기는 여전히 순조롭게 쓰여지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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