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의 와일드카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의 쾌거를 이룬 홍명보(43)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는 7월 런던올림픽 본선에 대한 계획과 각오를 다졌다.
홍 감독은 5일 오전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 기념 기자회견에서 "고생해 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4~5개월 가량 남았는데 잘 준비해서 축구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와일드카드에 대해선 "좋은 선수가 경기를 하면 전력면에서 도움이 되지만 각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주영에 대해선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답했다.
올림픽대표팀은 14일 카타르와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결과에 상관없이 런던행을 확정한 홍명보호다.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룬 소감은.

"고생해준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앞으로 본선을 가기 위해서 4~5개월 정도 남았는데 잘 준비해서 본선에서도 선수들이 축구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런던올림픽 목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까지 제일 좋았던 성적이 8강으로 메달권에 한 번도 진입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올림픽 메달은 쉬운 것이 아니다. 과거에 어떤 식으로 했는지 돌아봐서 잘된 점과 잘못된 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앞으로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7월까지는 선수들과 시간을 보낼 기회가 없다. 각자 최선을 다 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 가장 좋은 전력을 구축해서 올림픽에 나가야 한다고 본다. 구체적인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 와일드카드 선발에 대해선.

"와일드카드는 항상 중요한 관심사였다. 우리 팀에도 관심이 많은 부분이라는 점은 익히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앞서 올림픽까지 와일드카드의 명암을 잘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부족한 포지션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봐서는 어떤 선수가 와서 그 포지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지, 그동안 이끌어온 팀 분위기에 잘 흡수될지 모르겠다. 경기력적인 면만 봐서는 좋지 않은 결정이 될 수도 있다. 좋은 선수가 와서 경기를 하면 전력면으로 도움이 되겠지만 각 포지션에서 가장 좋은 선수들이 모인다고 가장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 모든 것을 오픈하고 A플랜, B플랜, C플랜을 만들어 다양한 방안을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고 본다."

- 박주영도 넓은 범위에서 와일드카드 후보군일 텐데.

"(박주영은)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후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박주영 본인이 가장 힘들 것이다. 그러나 박주영은 어릴 적부터 한국 축구의 주역이었다. 앞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내가 어떤 조언을 하기보다는 본인 스스로 충분히 일어설 것이다. 와일드카드 후보군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중요한 것은 올림픽이 열리는 시점에 컨디션이 어느 정도냐이다. 와일드카드는 많은 압박감과 책임감이 따른다. 박주영의 와일드카드를 거론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지금은 예전의 좋은 경기력을 찾도록 응원해야 할 시기다."

- 광저우아시안게임 경험이 도움이 됐나.

"2009년 감독을 처음 맡은 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거쳐 올해가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 아시안게임에 23세 이하가 출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1세 이하 선수들을 데려간 것은 이번 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아시안게임이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당시 목표를 이루지 못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 차출을 두고 최강희 월드컵축구대표팀 감독의 도움과 양보가 있었는데.

"가장 중요한 2월에 최강희 감독님의 배려가 없었다면 본선 진출이 어려웠을 것이다. 최 감독님이 올림픽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을 모두 살렸다고 본다. 선수 차출 문제 등에서 적극적으로 협조를 해주셔 이런 영광을 얻을 수 있었다."

- 본인이 생각하는 리더십과 팀을 꾸리는 철학은.

"리더십이라고까지 말하기는 거창하다. 우리 선수들과 스태프들이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할 수 있게끔 한 것밖에 없다. 스태프들이 자기 팀이라 생각하고 이끌어준 것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은 경기장과 훈련장에서 자기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6경기 중 5경기를 치르고 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것은 환상적인 결과다. 팀원 각자의 역할이 모두 컸다.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다."

- 본선에서 유럽파는 어떻게 활용할 방침인가.

"유럽에 있는 (일부)선수들은 23세 연령대에 있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을 백지 위에 두고 팀에서 얼마나 희생할 수 있는지 체크할 것이다. K리그가 개막했고 J리그도 시작된다. 가능한 연령대의 선수들은 모두 체크할 계획이다.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으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여러 가지 플랜을 준비한 상황에서 최종명단을 확정할 때는 최고의 경기력과 컨디션을 가진 선수를 뽑을 생각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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