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까지 검은 유혹에 넘어가 승부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밝혀져 국내 프로스포츠가 신뢰를 잃고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소문은 무성했지만 설마하던 야구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울러 국민스포츠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터라 국민들의 충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로축구, 프로배구 승부조작의 충격이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 프로야구마저 연루된 것이 밝혀져 관계자들은 패닉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가 본격 조사에 나섰으며, 급기야 각 구단 선수들로부터 자진신고를 받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검찰수사로 승부조작이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추가 승부조작이 있었는지 뒤늦게 진상조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BO는 시즌개막을 코앞에 두고 승부조작 사태가 조기 마무리되지 않을 경우 올 흥행에 큰 피해를 볼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검은 거래를 이번에 말끔하게 도려내지 못할 경우 국민들의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고 그 파장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검은 거래의 뿌리는 내버려 둔 채 지금처럼 잔가지만 처내는 식으론 국민들의 의혹을 말끔히 떨쳐 낼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의혹을 철저히 파헤쳐 제 2, 제3의 불명예스러운 선수들이 나오지 않도록 해야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일련의 단서들, 또 다른 선수들의 승부조작 개입 정황 등을 묻어두고 "앞으로 철저한 감시와 더 나은 부정 예방 시스템 등을 마련해 잘해 보겠다" 는 식의 땜질처방은 선수보호나 한국야구 발전, 프로야구에 대한 국민신뢰, 흥행 등 모든 차원에서 볼 때 단호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팬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KBO가 이번에 적발된 승부조작 연루 선수들을 영구제명하는 등 강력한 징계를 내리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것만으론 곤두박질한 프로야구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공식적으로 이름이 거론된 김성현, 박현준(이상 LG) 외에 일각에서 나돌고 있는 "두명 뿐이겠어, 승부조작에 개입한 선수들이 더 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법당국이 철저하고 투명하게 조사해 진실을 밝혀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승부조작에 대해 자정 노력과 부정행위 근절을 위한 사전 예방교육도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은 검찰이 프로배구 승부조작에 관여한 브로커들의 진술에서 단서를 확보, 수사에 나서면서 진상이 드러난 것이다.
프로스포츠 승부조작을 수사 중인 대구지검은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수사 초기부터 현재까지 주말과 휴일을 제외하곤 매일 기자들을 상대로 브리핑을 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각에선 검찰이 수사를 이미 구속된 브로커들과 해당 선수들로 국한하고 이쯤에서 수사종결을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프로배구의 경우 현재 수사가 마무리 단계로 최근 브로커 전주 1명을 추가로 체포해 조사를 벌여 지난 1일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구속했다.
검찰은 상무 군 검찰단 조사 내용을 지켜보며 선수들에 대한 보강수사를 진행, 최종 수사결과 발표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자프로배구는 지난달 15일 흥국생명 소속 선수 2명에 대한 조사만 이뤄졌을뿐 더 이상 수사계획은 잡고 있지 않다.
프로야구는 지난달 28일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LG트윈스 소속 투수 김성현(23)선수를 긴급체포, 다음날인 29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조사과정을 걸쳐 지난 1일 김 선수에 대해 법원이 영장실질심사를 실시, 이날 오후 영장 발부에 따라 김 선수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김 선수는 이미 구속된 자신의 고교 선배인 브로커 김모(26)씨를 통해 또 다른 브로커 강모(29)씨의 제의를 받아 지난 시즌 초반 수차례에 걸쳐 승부조작을 벌인 대가로 수백만원 가량의 돈을 받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 명의 승부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같은 소속 투수 박현준(26)선수의 경우 지난 2일 오전 대구지검에 자진 출석, 9시간여의 조사를 마친 뒤 이날 오후 6시 귀가조치 됐다.
최근까지 박 선수는 자신의 혐의(승부조작)에 대해 결백을 주장하고 있었으며, 이날 조사과정에서 검찰이 박 선수에 대해 혐의점을 입증했는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불구속 수사인 만큼 검찰은 박 선수를 조만간 다시 불러 이미 구속된 브로커들과 대질신문 등을 거쳐 승부조작 사실여부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수사 중인 프로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을 조기 마무리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배후와 연루 선수들을 밝혀내 수사를 확대할 것인지 국민들의 시선이 검찰에 쏠리고 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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