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은 관리를 잘하는 선수니까."
2012 K리그 개막전에서 시즌 1호골과 통산 최다골을 잇따라 기록한 애제자 이동국(33, 전북 현대)을 바라보는 축구대표팀 최강희 감독의 표정은 당연하다는 듯 태연했다.
최 감독은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함께 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전북 현대-성남 일화의 개막전을 찾았다.
전북 시절 벤치에서 퇴장당한 이후 처음으로 스카이박스에서 경기를 관전하게 된 최 감독은 "옛날에 그랬지요 뭐"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내 화제는 이동국의 골이었다. 이동국은 최강희호에 승선한 뒤 지난달 25일 우즈베키스탄전 두 골, 29일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최종전 한 골을 터뜨리며 마으껏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날 성남전에서도 이동국은 전반 13분, 18분 연속골을 터뜨리며 대표팀에서의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두 번째 골은 K리그 통산 117호골로 우성용(은퇴)이 가지고 있던 116골을 넘어서는 최다골 신기록이었다.
이동국의 골을 본 최 감독은 "나도 깜짝 놀랐다. 특히 최다골을 기록하게 된 것은 너무나 축하할 일"이라고 덕담을 잊지 않았다.
기록에 대한 의식은 이동국에게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최 감독은 "시즌 첫 경기에서 기록한 게 다행스럽다. 대표팀에서 생긴 여유가 그대로 묻어나오는 것 같다"라며 "올해 경기수가 많아서 걱정이지만 알아서 잘 관리하는 선수라 감각을 유지하면 (K리그나 대표팀에서) 좋은 활약을 하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지난 2009년 전북으로 이적하자마자 22골을 넣으며 득점왕에 올랐던 이동국은 2010년 13골, 2011년 16골 등으로 좋은 감각을 이어오고 있다. 최 감독은 "2009년보다 지난해가 더 전성기 같다"라며 나이를 먹을수록 원숙한 기량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향후 최 감독은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등을 관전하며 국내파 보석 찾기에 집중할 계획이다. 해외파 점검도 신경쓸 예정이다. 오는 9일 최종예선 조추첨이 끝나면 직접 유럽으로 가 해외파들을 살펴보는 것도 검토 중이다. 시즌 종료가 5월이라 점검할 시간이 많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최종예선 조추첨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최 감독은 "시드를 배정받는다고 생각하면 이란이나 일본,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라크를 만나게 될 것이다. 누구든 피하고 싶지 않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조 배정이 된 뒤 해당 국가 스타일에 따라 선수들을 선발하겠다"라고 정리했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