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은 ‘행복한 고민’ 정도만 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모든 준비는 마쳤다는 뜻이다.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으나 최강희 감독의 얼굴에는 자신감도 가득했다.
27일 오후 파주NFC에서 진행된 훈련을 마친 뒤 최강희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선수들이 워낙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어서 걱정이 없다”고 한 뒤 “지금 난 어떤 조합으로 나갈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정도”라는 표현으로 쿠웨이트전에 대한 자신감을 에둘러 피력했다.
‘행복한 고민’의 대상은 아무래도 박주영과 기성용, 유럽파다. 27일 귀국한 기성용과 박주영은 이날도 정상적인 훈련에 참가하지 못했다. 기성용은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고 가벼운 회복훈련을 소화했으나 4시경 입국한 박주영은 그나마도 못했다. 결국 두 선수가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은 28일 단 하루에 불과하다.
27일 훈련 후 인터뷰에 응한 기성용은 “유럽파들의 시간제약은 비단 이번 소집만이 아니다. 그것은 나나 주영이형이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했으나 여느 때와 달리 이미 열흘 가까이 호흡을 맞췄던 팀 속에 하루 전 녹아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최강희 감독은 “두 선수의 기본적인 능력을 믿는다”고 했으나 “기존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어서”라는 말로 선택이 쉽지 않음을 피력했다.
유럽파에 대한 선택이 어떻게 될지는 최강희 감독 본인만이 알고 있을 뿐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그리고 확실한 것은 두 선수의 존재를 떠나 최강희 감독 마음 속에 어느 정도의 승리방정식이 확고하게 똬리 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영암에서 시작된 소집훈련 첫날이나 쿠웨이트전이 임박한 지금이나 선수들의 분위기가 한결같다는 말에 최강희 감독은 “특별히 긴장되는 것은 없다. 그래서도 안 된다. 워낙 선수들이 노련하기에 잘 대처하고 있으며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로 선수들에 대한 신뢰를 거듭했다. 바로 이 믿음이 최강희호 1기 멤버들의 가장 든든한 힘이다.
주장 곽태휘 역시 “유럽파를 어떻게 활용하실지, 감독님의 선택이 나도 궁금하다”고 한 뒤 “(유럽파를)쓰고 안 쓰고를 떠나, 감독님이 기존 선수들에 대해 확실한 믿음을 주고 계신다. 그것이 팀을 하나로 만드는 중요한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라는 표현으로 최강희호를 둘러싸고 있는 의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끝으로 최강희 감독에게 편하게 질문을 던졌다.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쿠웨이트전을 지켜보면 되겠냐고. 최강희 감독의 대답은 호쾌했다. “그러셔도 됩니다.”
아주 부담스런 단판승부이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쿠웨이트전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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