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한국 축구의 명운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인다.
최강희호는 29일 오후 9시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치른다.
한국(3승1무1패·승점10·골득실8)은 3차예선 B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위 레바논(3승1무1패 승점10·골득실-2)에 골득실에서만 앞설 뿐 승점이 같아 불안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은 각 조 1, 2위가 진출한다.
한국은 쿠웨이트와 비기기만해도 최소 조 2위를 확보해 최종예선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패한다면 자력 진출은 할 수 없고 레바논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2위 레바논이 UAE에 패하지만 않는다면 한국의 2014브라질 월드컵은 물건너가게 된다. 패할 경우 한국과 레바논은 승점이 10점(3승1무2패)으로 같게 되지만 한국이 골득실에서 유리해 최종예선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최강희호로선 건곤일척의 중대한 일전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34위로 91위인 쿠웨이트에 크게 앞서고 있다. 하지만 이는 수치상일 뿐 양 팀의 역대전적은 8승4무8패로 팽팽하다. 한국은 지난해 9월 7일 열린 3차예선 2차전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긴 바 있다.
3위 쿠웨이트(2승2무1패·승점8)도 최종예선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원정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만큼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일단 최강희호의 분위기는 좋다. 지난 25일 쿠웨이트전을 대비한 사전 모의고사였던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4-2 완승을 거두며 예열을 마쳤다.
특히 ‘라이언킹’ 이동국(33·전북현대)이 2년 만에 A매치 득점포를 가동하며 최강희호에서의 부활을 알렸다. 더불어 김치우(29·상주상무)도 왼발로 2골을 몰아넣은 만큼 예리한 발끝을 세우고 있다.
또 박주영(27·아스날)과 기성용(23·셀틱)이 27일 대표팀에 합류하는 만큼 기대가 크다.
박주영은 중앙 공격수 뿐 아니라 측면 공격수 역할도 맡을 수 있어 전술적 활용가치가 높다. 다만 소속팀에서의 연이은 결장으로 정상적인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을지가 문제다.
기성용은 최근 허벅지 부상에서 회복한 뒤 소속팀에서 4경기 연속 출전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시즌 7호 골을 터뜨렸고 23일에는 시즌 6호 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기용은 전적으로 최 감독의 몫이다. 대표팀에 합류한다고 해서 100% 경기에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들 없이 치른 우즈베키스탄전에서 국내파 선수들이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박주영과 기성용의 합류에 대해 “박주영과 기성용이 선발 출전할 수도 있고 후반전에 조커로 쓸 수도 있다. 여러 방향을 생각 중이다”며 “선수들과 얼마 만큼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도 고민이다”고 밝혔다.
그는 “(박주영, 기성용이)필요는 하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뛴)선수들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경기를 잘 해줬다”며 “해외에 나가 있는 두 선수의 능력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일단 두 선수를 만나본 뒤 어떻게 베스트11을 꾸릴지 생각해볼 것이다”고 전했다.
쿠웨이트전은 한국이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넘어야 할 중대한 고비다. 선수 구성에서부터 세세한 전술 하나까지 중요한 상황이다. 최강희 감독의 어깨가 무겁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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