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경기에 나가도 될 것 같다."
최희섭(KIA)에 대한 평가다. 광주서 재활훈련을 하던 최희섭은 지난 16일 완도 2군 캠프로 자리를 옮겼다. 선동열 감독으로부터 "2군에 합류하라"는 지시를 받고 바로 짐을 싸 완도로 이동했다.
최희섭은 17일부터 2군 선수들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재활이 아닌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팀 복귀 후 약 한 달 동안 웨이트 트레이닝과 러닝 등을 통해 체력을 키워왔지만 2군 선수들과 동일한 훈련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다행히 결과는 좋았다. 사흘 동안 최희섭의 훈련을 지켜본 홍세완 코치는 "계속 훈련을 해온 것 같은 느낌이다.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다"고 전했다.
완도 2군 캠프는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칼바람 속에서 진행된다. 저녁 식사 후 야간 훈련까지 마치면 몸은 녹초가 된다. 그 속에서도 최희섭의 의지는 단연 돋보인다. "훈련을 찾아서 한다. 예전에는 스케줄대로만 했다면, 지금은 어떤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움직인다. 하고 싶어서 한다는 느낌? 더 열심히 하려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팀을 이탈해 있던 석 달 동안 운동을 멀리하면서 불어난 체중도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홍 코치는 "오랜만에 광주구장에서 봤을 때 살이 너무 많이 쪄 깜짝 놀랐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은 원래 몸 상태로 돌아왔다. 체중이 많이 줄었다. 운동과 식단을 함께 신경 써서인지 몸이 아주 좋아졌다"고 전했다.
홍 코치이기에 최희섭을 진심으로 안을 수 있었다.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한 시즌 100타점(2003년)을 올린 홍세완은 끊이지 않는 부상으로 2010시즌 종료 후 아쉽게 일찍 은퇴했다. 최희섭이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KIA에 입단하면서 동료로 그라운드에 나란히 섰던 기억도 있다.
홍 코치는 "(최)희섭이와는 선수 생활도 같이 했었다. 그만큼 거리감이 없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면서 최희섭을 다독였다. 그런 홍 코치에게 최희섭은 "느낌이 좋은 것 같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 많이 뛰고 싶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홍 코치는 "희섭이의 야구 열정이 대단하다. 야구선수에게 3개월의 공백은 크다. 그러나 본인의 노력으로 이제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가 됐다"면서 최희섭의 노력을 인정했다. 최희섭의 절박함이 만들어낸 결과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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