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의 눈에 들어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캔자스시티 로열스 볼파크에서 전지훈련을 치르고 있는 KIA 투수들은 거의 매일 실전을 방불케하는 불펜피칭을 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공을 던지면서 각자의 투구 밸런스를 찾고, 이를 통해 구위와 제구를 동시에 끌어 올리라는 선 감독의 지시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선 감독은 13일(한국시간) "구위나 밸런스가 눈에 띄게 좋아진 투수들이 보인다. 이 모습이 시범경기때까지 유지된다면, 시즌 때 최대한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투수들도 확정하지 않았다. 실전을 통해 기량을 점검해 선발진을 추린 뒤 불펜 활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따져보면 선발진의 윤곽은 나와있다. 에이스 윤석민을 필두로 서재응과 외국인 투수 앤서니 르루는 선발진 포함이 유력하다. 스프링캠프에서 급성장세를 보인 박경태도 현재까지는 팀내 유일한 좌완 선발 한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높다. 선 감독은 "5인 로테이션으로 시즌을 치를 계획이다. 시즌 중반,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한시적으로 6선발 체제로 전환하는 것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3일(한국시간) 좌완 불펜요원으로 영입한 알렉스 그라만을 퇴출하고, 선발로 활약할 외국인 선수를 물색 중이다. 외국인선수까지 합류한다면, 선발 로테이션이 사실상 확정되는 셈이다.
하지만 선 감독은 "선발진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경쟁을 통해 투수들의 기량을 끌어 올리겠다는 뜻과 투수운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윙맨'을 키우겠다는 복심이 담겨 있는 말이다.
좌완 양현종과 우완 한기주는 각각 어깨와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을 해야 해 개막전 합류가 불투명하다. 새로 영입할 외국인투수 역시 아직 기량을 검증하지 못했다. 이들의 합류 또는 활약여부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선발과 롱릴리프를 겸할 수 있는 투수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게 선 감독의 생각이다. 선발후보로 떠오른 박경태와 우완 임준혁 김희걸 등이 이른바 '필승조'에 포진될 스윙맨 후보다. 선 감독은 "의외의 선수가 될 수도 있다"며 확답을 피했다.
스윙맨으로 간택되기 위한 KIA 투수들의 경쟁은 아직 진행형이다.

호남신문 기자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