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과 동시에 시작된 감기. 방학기간 내내 기침을 달고 살았던 아이들이 개학을 맞았다.
보통 부모들은 기침을 잠깐하든 오래하든 무조건 감기로만 생각해 '다른 큰 병'에 대한 의심을 별로 하지 않고 그저 "봄이 오면 저절로 낫겠지"라는 위험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기침이 3~4주 이상 지속되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만성질환인 천식이나 후비루 증후군, 위식도 역류질환 등일 가능성이 높다. 감기로 인한 기침은 3주 정도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다른 원인에 의한 기침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만성기침은 원인 질환에 따른 치료법도 달라지므로 기침의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받은 후 원인 질환에 맞게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개 만성적으로 기침 증상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기침 자체의 증상만을 가라앉히기 위해 기침을 억제하는 진해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진해제만을 이용한 치료에는 증상 완화에 한계가 있어 보다 근본적인 만성기침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지 않으면 효과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다.
만성 기침의 원인은 알레르기 유발물질의 자극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는 기관지 천식,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증후군,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넘어 오면서 발생하는 위식도 역류 증후군 등 세 가지 질환이다. 이 세 가지 질환이 만성기침 원인의 86%를 차지한다.
천식은 숨이 차고 잦은 기침이 연속적으로 나면서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나는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특히 밤, 새벽녘처럼 갑자기 기온이 떨어질 때, 달리기, 농구 같은 운동을 한 후에 더 심해지곤 한다.
천식은 기관지가 정상인에 비해 너무 예민해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등이 기관지를 자극하면 염증이 생기면서 좁아져 호흡곤란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따라서 기관지의 염증 작용 자체를 차단하는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증상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대표적인 류코트리엔 조절제에는 싱귤레어 등이 있는데, 하루 한 알씩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고 천식과 함께 앓기 쉬운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
또한 영ㆍ유아를 위한 세립형 제제와 어린이를 위한 체리향의 씹어먹을 수 있는 추정 등 다양한 제형이 나와 있어 어린이나 고령인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다.
천식을 예방하려면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자신이 반응하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정확히 밝히고 이를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이불이나 쿠션 속에 집 먼지 진드기와 곰팡이가 서식하지 못하도록 구석구석 청소하고 환기를 자주해야 하며 집 안의 습도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후비루 증후군은 만성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콧물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목 뒤로 넘어가 심한 경우에는 기관지로까지 흘러들어가면서 기침이 나온다. 이는 주로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과 연관되어 발생한다.
후비루가 있을 때 나타나는 기침은 대개 2회 내지 4회 정도의 기침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며, 낮과 밤에 모두 발생하지만 누워 있거나 혹은 일어난 다음 또는 밤이나 새벽이 되면 증세가 더 심해지는 특징이 있다. 보통 코 점막의 충혈을 완화시키는 약물이나 항히스타민제가 도움이 되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나 축농증 같은 원인 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증상 완화를 위해서 노즈비데 등을 이용한 식염수 코 세척이나 알레르기 비염의 광선요법 등이 도움이 된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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