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가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승부조작 역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8일 대구지검에 따르면 KEPCO 리베로 출신인 염모(30)씨 등 선수 3명은 V-리그 승부조작에 가담해 사례금을 챙긴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구속됐다. 모두 KEPCO 출신으로 현직 선수 1명이 포함돼 있다.
염씨는 2010년 2월 열린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브로커 강모씨(29)와 짜고 팀이 고의로 패하도록 조작한 혐의다. 염씨 등 선수 3명은 경기당 많게는 500만원까지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프로배구계는 말 그대로 '패닉 상태'다.
공석인 총재 문제부터 드림식스 인수까지 굵직한 현안이 쌓여있지만 이번 사태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겨졌던 드림식스 인수 작업은 난항이 예상된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그동안 모기업이 없는 드림식스 인수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최근까지 몇몇 기업들과 접촉하면서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오갔지만 승부조작 파문으로 불똥이 튈 가능성이 높아졌다.
KOVO 관계자는 "당혹스럽다.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직격탄을 맞은 것은 연루 선수들의 소속팀 KEPCO도 마찬가지. 순식간에 3명의 전현직 선수가 구속되면서 졸지에 승부조작의 중심에 서게 됐다.
KEPCO 관계자는 "은퇴 선수 두 명은 채무 관계가 있어서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현역 선수는 왜 그랬는지 도저히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 관계자는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주어진 상황에서 잘 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다. 공식 수사 발표를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더 큰 문제는 이들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구속된 브로커 강씨 외에 또 다른 브로커의 관련 여부를 포착, 현역 선수들까지 수사를 확대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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