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박지성' 김보경(23·세레소 오카사)의 왼발이 위기의 홍명보호를 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축구대표팀은 6일 오전 2시35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담맘 모하메드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2012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A조 4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보경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얻은 귀중한 승점 1점이다. 승점 1점을 추가한 한국은 2승2무(승점 8)로 카타르와 2-2로 비긴 오만(2승1무1패 승점 7)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지켰다.
질질 끌려 다녔다. 전반을 무기력하게 마친 한국은 후반 15분 만에 사우디의 쿠다리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이후 윤빛가람(성남), 김태환(서울), 김민우(사간도스) 등을 투입해 공세를 펼쳤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패스는 여전히 부정확했고 골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코너킥이나 프리킥 세트피스 찬스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반면 사우디는 역습으로 추가골을 노리며 적절히 템포를 조절했다.
부심이 추가시간 4분을 알리는 전광판을 들어 올릴 때까지 만회골 소식은 없었고 그대로 지는 것 같았다. 위기의 순간에서 경험 많은 김보경이 해결사로 나섰다.
김보경은 후반 추가시간에 왼발로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홍정호(제주)의 롱패스를 김현성(서울)이 머리로 떨어뜨리자 쇄도하던 김보경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몸을 날리며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사우디의 골망을 흔들었다. 90분간 쌓였던 체증이 내려가는 순간이었다.
낯선 기후와 환경, 좋지 않는 그라운드 조건 등으로 힘겨운 중동 2연전이 예고된 상황에서 김보경이 홍명보 감독과 팀을 구한 것이다.
지난해 A대표팀과 올림픽대표팀을 오가며 바쁜 일정을 소화한 김보경의 재산은 역시 경험이었다. 위기의 순간에서도 서두르지 않았고 미드필드에서 공수를 조율하는데 집중했다. 동료들의 부진이 김보경의 활발한 움직임을 더욱 돋보이게 했을 정도.
김보경은 오만과의 최종예선 1차전에서도 쐐기골을 박아 홍명보호의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중요한 순간마다 해결사로 나서고 있는 셈이다.
오는 22일 오만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한국은 남은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다 진 경기에서 김보경이 마련한 소중한 발판이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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