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새 외국인 선수를 왼손 선발 투수로 채우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에서 훈련 중인 KIA는 왼손 불펜 투수로 영입했던 알렉스 그라만과의 계약을 5일 해지하고 새 용병 물색에 나섰다.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었던 그라만은 신체검사에서 왼쪽 팔꿈치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아 스프링캠프에서 짐을 쌌다.
왼손 선발투수 양현종에 이어 알렉스마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선동열 KIA 감독은 마운드 운용 전략을 새로 짜야 할 판이다.
선 감독은 6일 "왼쪽 어깨가 아픈 양현종은 5월에나 출전할 수 있다"면서 "중간 계투와 선발을 동시에 맡기려고 했던 알렉스마저 고장이 나면서 순식간에 왼손 선발 요원이 두 명이나 사라졌다"고 말했다.
선발진에 구멍이 생기면서 선 감독은 구단 측에 용병으로 왼손 선발 투수를 뽑아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지난해 투수 4관왕을 달성한 윤석민을 필두로 앤서니 르루, 서재응, 김진우, 한기주 등 오른손 투수 일색으로 선발진을 꾸린 KIA는 7일부터 열리는 청백전을 시작으로 프로팀과의 평가전을 통해 자체 전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선 감독은 왼손 투수가 귀한 만큼 지난해 맹활약한 심동섭과 박경태 등 두 명의 좌완 불펜이 올해 잘 버텨줘야 '명가부활'을 이룰 수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그는 "박경태가 열쇠를 쥐고 있다"면서 "마운드에서 자신 있게 공을 던질 수 있도록 현재 연습을 많이 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 감독 시절 투수들이 스스로 투구 밸런스를 찾을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에서 '3천 개 던지기'를 주문했던 선 감독은 KIA에서도 그간 적게 던진 투수들에게 훈련량을 늘리도록 지시했다.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마무리 투수로 큰 힘을 보탠 뒤 부진에 빠졌던 '잠수함' 유동훈과 부활을 준비 중인 김진우가 많은 공을 뿌리면서 잃었던 자신감을 회복했다.
선 감독은 "투수들이 많은 공을 던지면서 재미를 느끼고 훈련량도 알아서 늘려가고 있다"며 KIA의 마운드가 한층 탄탄해질 것임을 예고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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