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올해 1월 1일 신년사에서 밝힌 '프로야구의 당면 목표'는 700만 관중 돌파다. 지난해 프로야구는 사상 최다인 680만9965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한 시즌 700만 관중은 이제 현실적인 목표가 됐다. 변수는 세 개다.

▶SK 효과

이상일 KBO 총재 특보는 지난해 "현재 구장 시설로는 700만 명이 최대치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2만5000석 이상 대형구장을 사용하는 구단은 LG와 두산(이상 잠실), 롯데(사직), SK(문학) 등 4개 구장이다. 지난해 이 4개 구단의 홈 관중은 전체의 70.5%를 차지했다.
LG와 두산은 성적과 관계없이 매년 100만 명을 전후한 관중을 유치하고 있다. 부산 팬의 열렬한 지지를 업고 있는 롯데는 4위권 성적만 유지하면 매년 최다 관중을 유치할 수 있는 팀으로 평가된다.
반면 SK는 불확실성이 크다. 2002년 개장한 문학구장은 처음 5년 동안 한 번도 관중 50만 명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러나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뒤 매년 급성장세를 보였다. 지난 2년 동안은 90만 명대였다.
성적과 함께 구단의 서비스 개선 의지가 효과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중반 김성근 감독과의 잡음 많았던 결별은 인천 팬들의 거센 반발을 불렀다. 문학구장 스탠드가 2006년 이전처럼 한산해진다면 700만 관중 돌파는 쉽지 않다.

▶KIA 효과

호재도 있다. 양해영 KBO 사무총장은 "KIA의 관중 동원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KIA의 지난해 홈 관중은 59만2653명(5위)에 그쳤다. 그러나 원정 관중은 112만3999명으로 전체 1위였다. 전체 관중에서 16.5%를 차지했다. 전국적으로 팬을 몰고 다니는 구단이다.
KIA는 지난해 말 선동열 감독을 영입한 뒤로 벌써부터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근 6년 동안 KIA가 전체 대비 가장 많은 원정 관중을 동원한 해는 2009년이다. 102만4219명으로 전체 관중의 17.3%였다. 바로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해였다.

▶해외파 복귀 효과

수퍼스타 한 명은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영향을 미친다. 2003년 삼성은 원정 관중 1위를 기록했다. 이승엽이 아시아 신기록인 56개의 홈런을 때려냈던 해다. 해태(현 KIA)의 마지막 시즌인 2000년 광주구장 관중은 6만9203명에 그쳤다. 그러나 2001년 관중은 28만4486명으로 4배 넘게 뛰어올랐다. 성적은 5위에 그쳤지만 일본 주니치에서 복귀한 이종범이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서재응이 입단하고 최희섭이 첫 풀시즌을 맞은 2008년에도 KIA의 홈 관중은 36만7794명으로 전년 대비 77.5% 증가했다. 올해 프로야구에선 박찬호·김태균(이상 한화)·이승엽(삼성)·김병현(넥센)이 해외에서 돌아와 뛴다. 이들에 대한 관심이 입장권 구매욕으로 이어진다면 700만 관중 돌파는 가능하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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