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이대호(오릭스 버펄로스)와 미 프로야구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투수에서 타자로 길을 바꿔 성공한 선수라는 점이고, 이승엽도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하여 성공한 선수이다.
이런 점에서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28)도 마찬가지다. 광주일고 시절 투수였던 그는 이제 타자로 길을 바꿔 야구 인생을 건 마지막 도전을 시작했다. 타자로의 변신은 두 번째다. 투수에서 타자로 길을 바꿨다가 다시 투수로 돌아갔지만 이제 다시 타자로 재변신을 시도하는 것이다.
김대우는 고교 때 팀의 에이스 겸 4번 타자였다. 대통령배,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대회에서는 MVP. 최우수투수상을 받으며 명성을 날렸다. 전국 4개 대회에서 만루홈런을 포함하여 4할 2푼 1리로 우승을 차지하였다. 롯데의 지명을 받은 그는 계약금 4억 5천만 원을 약속받았지만 5억을 요구한 그에게는 박찬호, 추신수처럼 5천만원 때문에 국내 프로야구를 접어야만 했다.
그는 고려대학 진학을 선택하여 투. 타를 하면서 2년 연속 승리투수가 돼 고. 연전 정기전 우승의 주역이 되었다. 2년후 자유 계약선수로 풀린 김대우는 미국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해 상무로 갔다. 군 복무중 4번의 국가대표를 하면서 상무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2년 연속 2군리그에서 종합 우승을 하였다. 제대 후 대만리그에 갔지만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자신이 거부했던 롯데로 돌아왔다.
롯데에서 처음 그가 택한 것은 바로 방망이였다. 그러다 공을 던지는 데 미련이 남아 2008년부터 다시 투수 수업을 받았다. 광주일고 시절 150㎞를 넘나드는 광속구를 던졌던 그는 팀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현실은 뜻과는 달랐다. 김대우는 "사실 미련이 많이 있었다. 타자도 해 보고 싶었고 투수도 해 보고 싶어 곁눈질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했다.
결국 그는 다시 방망이를 택했다. 투수로 4번의 선발등판을 하면서 1승도 하지 못하고 시즌 중반인 7월부터는 타자 수업을 받았다고 한다. 방망이를 들고 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6이라는 미래를 밝게 만들었다. 10여년만에 방망이를 잡은 김대우는 “변화구 공략에는 능하지만 직구 대처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김대우는 "올 시즌 박종윤이 1루 주전으로 나가면 백업 자리가 빈다. 그 자리에 치고 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이제 완전히 투수에 미련을 버리고 방망이로 결판을 내겠다"고 말했다.
박정태 타격코치는 “우투좌타라는 장점과 빠른 스피드 그리고 파워를 겸비한 몇 안되는 선수”라며 “ 전지훈련을 마치고 오면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그러나 늦게 방망이를 잡은 만큼 다른선수들 보다도 땀을 많이 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최고 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김대우 선수는 18일 사이판을 거쳐 일본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종성 기자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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