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KIA)는 땀의 결실을 믿는다. 자처해 '나머지 훈련'을 소화했던 2010년부터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스프링캠프의 중요성을 절감한 이용규는 미국 출국 전부터 "이미 나만의 훈련 스케줄을 짜놨다"면서 의욕을 보였다.
KIA는 지난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시 캔자스시티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오는 3월 13일까지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에서 약 2달 동안 전지훈련을 한다.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첫 정식 훈련을 앞두고 선수들은 저마다 비장한 각오를 다지고 있다.
데뷔 9년 차 이용규가 느끼는 책임감이 적지 않다. 이용규는 "어느덧 중참급 선수가 됐다. 나뿐 아니라 후배와 팀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 성적은 기본이다. 이제 그 이상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 시작이 스프링캠프다. 이용규는 "시즌을 준비하는 스프링캠프가 가장 중요하다.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시즌 성패가 갈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용규는 강훈련의 성과를 두 시즌에 걸쳐 몸소 확인했다. 2009년 복사뼈 부상 등으로 50경기 출전에 그친 이용규는 2010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서 절치부심했다. 코치진 지시가 없어도 특타조와 함께 밤늦도록 배트를 돌렸다. "혼자 훈련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다. 스스로 문제점도 찾게 됐다. 이 같은 훈련이 다음 시즌에 많은 도움이 됐다." 이용규는 2010시즌 129경기서 타율 3할7리(472타수 145안타) 51타점 25도루로 부활했다.
치열한 스프링캠프 훈련은 이듬해에도 계속됐고, 이용규는 2011시즌 3할3푼3리(421타수 140안타) 33타점 30도루 출루율 4할2푼7리를 기록하며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이용규는 "2009년 부상 때문에 '홀수해 징크스'가 신경 쓰였다. 그래서 2011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서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그리고 5년 만에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노력한 만큼 성과가 있는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개인 성적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이용규는 자신의 노력이 후배들에게 자극제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다. 선배가 솔선수범하면 후배들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용규는 "시즌 막판 순위 윤곽이 드러난 뒤 긴장이 풀린 것이 사실이다. 올해는 부상자 없이 마지막까지 1위 싸움을 할 수 있길 바란다.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남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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