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한 고등학교 통학로에 토지 소유권을 행사하는 컨테이너가 들어서면서 학생 통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광주 남구 주월동 대광·서진여자고등학교 통학로에 대형 컨테이너가 세워졌다.

통학로 도로 왕복 2차선 중 1차선 도로가 컨테이너에 막히면서 등하굣길 차량과 학생 통행에 일부 차질이 빚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테이너에는 '여러분이 겪는 이 불편 사항은 (학교법인)홍복학원이 통학로 인도소송을 패소하고도 문제를 5년간 방치하고 토지교환 결의 마저 철회했다'는 문구가 적혔다.

컨테이너는 지난 2016년 해당 고등학교 인근 부지를 낙찰받은 A개발업체가 부지를 인도받기 위해 강제집행에 나서면서 세워졌다.

A업체는 학교법인인 홍복학원 설립자가 사학비리로 구속되면서 세금 체납으로 경매에 넘어간 학원 소유의 남구 주월동 옛 서진병원과 대광여고 통행로 인근 부지를 낙찰받았다.

A업체는 낙찰 받은 부지 일부가 통학로로 사용되고 있다며 홍복학원을 상대로 토지인도 소송을 제기, 지난 2019년 승소했다.

이에 대해 A업체는 현재 통학로 부지와 홍복학원 소유의 다른 토지를 교환하는 것에 대해 홍복학원 이사회가 4~5년 전 교육부와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가능하다는 공문 회신까지 받아 놓고도 그 결정을 유보해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A업체는 "지난 7월 홍복학원 이사회에서 해당 통학로와 학원 소유의 다른 토지를 교환하는데 동의했지만 2주만에 철회했다"며 "학교측과 학생들의 불편을 고려해 수년 째 토지 집행을 유보해왔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소유권 행사를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만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최소한의 통행로는 남겨두고 구조물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홍복학원 관계자는 "A업체의 요구안에 대해 시교육청에 법률검토를 의뢰했다"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컨테이너 근처에 안전봉을 설치하는 등 학생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법인과 업체 간의 재산 문제이기 때문에 직접 개입하기 어렵지만 TF팀을 꾸려 관련 법률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변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