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11조3000억원 줄어든 255조3000억원이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작년 법인세 실적 저조 여파로 9월까지 법인세만 누적 17조원 넘게 쪼그라들었다.

9월 한 달간 국세수입은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로 인한 부가가치세 환급이 늘면서 지난해보다 1조9000억원 줄었다.

지난달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9월 국세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계 국세수입은 255조300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1조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발표한 세수 재추계에서 기재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세입예산보다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기업실적 저조로 납부실적이 줄면서 9월까지 법인세는 전년보다 17조4000억원 줄었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대금이 전년 수준으로 줄고, 세율이 인하되면서 1조원 감소했다.

관세는 수입액이 줄어 3000억원 빠졌다.

반면 부가세는 소비 증가와 환급 감소로 납부실적이 늘면서 5조7000억원 증가했다.

소득세는 4000억원 늘었다.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와 취업자 증가, 임금상승의 영향으로 근로소득세가 증가했지만 종합소득세와 양도소득세는 감소했다.

9월까지 세수 진도율은 69.5%로, 지난해(77.5%)보다 8.0%p 낮다. 세수진도율은 올해 예상한 세입 예산 중 69.5%를 걷었다는 뜻이다.

9월 당월 국세수입은 전년 같은 달보다 1조9000억원 줄었는데, 부가세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가세는 전년보다 1조4000억원 쪼그라들었다. 9월은 부가세를 환급받는 달로, 8월 이후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면서 일시적으로 환급 세액이 확대됐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수입분 부가세는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당시 환율하락 등으로 총수입액이 줄었다.

법인세는 9조원으로, 전년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8월 중간예납 신고분을 8~9월 분납하는 상황에 따른 것으로, 기재부는 적정한 수준으로 법인세가 납부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득세는 취업자 증가와 임금상승에 따른 근로소득세 증가 등으로 전년보다 5000억원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는 3000억원, 관세는 2000억원 각각 줄었고, 상속증여세는 2000억원 증가했다. 그외 세목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이날 배경브리핑에서 "부가가치세가 9월 실적에서 좀 크게 줄긴 했지만 연간 전망치에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의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환급세액 증가는 예상보다 큰 것은 맞고 하방요인이긴 하지만 10월 부가세 신고가 예상보다 좀 더 좋은 상황이다. 9월 환급증가를 일부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재추계 전망치에 대한 상하방 변수는 존재하나 큰 틀에서 전망치에 대한 변동은 없다고 밝혔다.

윤수현 과장은 "재추계는 거시지표보다는 8월까지의 세수 진도비와 세수 상황에 따라 전망한다"며 "재추계 값은 3분기 경제실적이 다 녹아들어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3분기 GDP 중 수출이 감소한 건 올해 대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쳐 내년 법인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며 "11월 중순에 3분기 상장 기업 실적이 나오면 올해 기업 실적 전체에 대한 판단이 될 거 같다"고 덧붙였다.

변용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