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극심했던 폭염 탓에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올라 수확철 전남 농촌지역 내 절도 범죄가 우려된다. 경찰도 농심(農心)을 울리는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해 집중 단속을 추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27일 전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남지역 농산물 절도는 ▲2021년 86건 ▲2022년 84건 ▲2023년 63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8월말까지 41건이다.

농산물 절도 사건 피의자 검거율은 같은 기간 45.3%→56%→58.7%→61%로 파악됐다.

매년 발생 건수가 줄고 검거율은 높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올해는 농산물 값이 급등하면서 절도 범죄에 대한 농민들의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수산물 유통정보 '주요 농축산물 도매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25일 기준 배추 1포기(상품) 가격은 3555원으로 평년(2501원) 대비 42.1%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무도 개당 2523원으로 평년(1144원)보다 78.2% 올랐고, 양배추는 포기당 41.2% 급등한 3978원으로 나타났다. 애호박도 20개에 4만7124원에 달해 평년(1만6976원) 대비 177.6% 비싸다.

농산물 절도는 주로 농촌 도로 주변이나 농로, 마을 공터 등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공판장에 보내기 위해 쌓아두거나 잠시 보관한 사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인적 드문 시간대 밭에 들어가 농작물을 거둬가기도 한다.

이에 경찰은 지역 농민들에게 농산물 창고 출입문에 장금장치나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는 등 범죄 예방을 당부하고 있다.

야적한 농산물에 소유자를 표기하거나 마을에 낯선 차량이 돌아다닐 경우 차량 번호를 기록하는 방안도 권장했다.

CCTV가 없는 밭이나 공터는 블랙박스가 설치된 차량을 주차해 놓는 것도 추후 사건 발생 시 검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전남경찰은 농산물 절도 근절을 위해 다음 달 말까지 집중 단속을 운영하고 범죄 예방을 위한 대책도 추진한다.

수확·출하기를 맞아 마을 지리에 밝은 치안 협력 단체와 취약지에 대한 순찰을 진행, 기동순찰대와 파출소 직원들의 순찰도 강화했다. 마을마다 주요 길목에 이동형 CCTV도 설치하고 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는 "농민들이 한해 땀 흘려 키운 농산물이 도난당하지 않게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취약지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절도 발생 시 범인을 신속히 검거할 수 있도록 집중 단속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희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