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니에게 망설임은 없다
넷플릭스 '기생수:더 그레이' 수인 연기
2014년 데뷔 후 첫 본격 장르물 출연해
"망설이지 않고 출연 결정…욕심 나더라"
인간·기생수 1인2역 "캐릭터 재단 안해"
2014년 데뷔 후 첫 본격 장르물 출연해
"망설이지 않고 출연 결정…욕심 나더라"
인간·기생수 1인2역 "캐릭터 재단 안해"
입력 : 2024. 04. 14(일) 16:00
"쉽게 만날 수 없는 캐릭터라 확실히 욕심이 났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더 그레이' 주인공 수인을 맡은 배우 전소니(33)는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바디 스내처(Body Snatchers·신체 강탈) 장르물이다. 바니 스내처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인간 몸에 침투해 표적으로 삼은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원래의 모습을 사라지게 만드는 형식의 장르물을 통칭한다. 종종 신체를 변형시켜 존재를 드러내는 게 특징이다.
1955년 미국 작가 잭 피니의 소설 '바니 스내처'가 발표된 뒤 동명의 리메이크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바디 스내처 장르의 영화·드라마 등이 해외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화 '외계+인' 시리즈(2022·2024) 정도를 제외하고는 명확히 바디 스내처 장르라 할만한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1988~1995년 일본에서 연재된 이와아키 히토시의 바니 스내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 '기생수: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 생물이 한국에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 생물 하이디와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소니는 인간인 수인과 기생 생물인 하이디 1인 2역을 소화했다. 다른 기생 생물이 인간의 귀나 입 등으로 침투한 뒤 뇌를 먹어 자아를 완전히 잠식한 것과 달리 하이디는 침투 당시 칼에 찔려 약해져 있던 수인의 몸을 치료하느라 온전한 잠식에 실패한다. 이로 인해 하이디가 하루에 15분 동안에만 수인의 몸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수인과 하이디는 몸을 공유하는 관계가 된다. "하이디를 연기할 때는 수인이랑 다르게 움직임이 어색해보이는 것과 같이 편안한 모습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지 없는 지 차이도 부각하려고 했어요. 도망갈 때를 예로 들자면, 하이디는 그저 도망이라는 행동을 수행하는 감정 없는 상태인 반면 인간인 수인은 두려움을 느끼는 표정을 하는 것처럼 작은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이디는 수인의 오른쪽 얼굴에서 자신의 입과 눈을 따로 가진 채 긴 촉수로 튀어나오며 모습을 드러낸다. tvN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2020), '청춘월담'(2023) 등 로맨스·멜로 장르물로 주목 받았던 전소니는 하이디 역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강렬한 장르물을 찍게 됐다. "이 역할을 두고 저보다 오히려 주변에서 더 걱정을 했어요. 근데 저는 (하이디 역을 맡는 것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어요. 저도 당연히 예쁘고 싶지만, 역할과 저 자신을 구별할 수 있으면 되니까…저는 저일 때 예쁘면 돼요."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생 생물인 하이디와 만난 뒤 수인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수인은 불행한 과거를 가진 29세 마트 직원이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신고한 뒤 어머니에게는 버려진 불운한 인물이다. 생존을 위해 마트 일을 하는 것 외에 스스로 하는 일도, 그 어떤 표정 변화도 없던 수인은 하이디와 함께하며 타인을 위한 행동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며 미소 짓기까지 한다. 전소니는 "수인이가 하이디와 강우를 만나기 전에는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어보였고 그렇다고 삶을 놓을 의욕도 없는,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사는 인물이라고 봤어요. 그런 수인이가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마주한 뒤 강우랑 같은 목적을 두고 행동한다거나 하이디와 함께하면서 하이디를 자기 편이라고 느끼는데, 그러면서 수인이 안에 잠들어있던 어떤 의지를 발견한거에요"라고 설명했다.
"좋든 싫든 넌 혼자가 아니다." 하이디와 수인은 동시에 몸을 사용할 수 없어 현실에서는 편지로 소통한다. 하이디는 수인에게 전한 마지막 편지를 통해 이 말을 전한다. 이걸 읽고 수인이 지은 미소의 의미를 전소니는 '반은 엄포, 반은 위로'라고 해석했다. "그 말로 하이디가 수인에게 어쨌든 우리는 몸을 같이 써야된다는 사실을 잊지말라는 것과 동시에 넌 진짜 혼자가 아니야 라는 위로도 전한 것 같아요. 그래서 수인이 지은 미소에는 오직 감동만 담긴 것은 아니지만, 그저 수인이가 하이디를 떠올릴 때의 미소라고 봐요."
'기생수: 더 그레이'는 공개 직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비영어 티브이(TV) 시리즈 부문에서 조회수 약 6300만 회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영어 부문과 통합하더라도 '삼체'(8300만회)에 이어 2위다. 일주일 간격으로 집계되는 이 차트에서 '기생수:더 그레이'는 단 사흘 간 기록한 조회수로 통합 2위에 올랐다. 전소니는 해외에서 큰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연락 잘 안하던 유학간 친구들이나 해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흥행 소식을) 전해주고 싶어하더라구요. 순위는 저희도 볼 수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현지 반응이 좋다'고 연락 주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시즌2가 나온다면 수인과 하이디가 둘만의 시간과 경험을 쌓으면서 더 가까워 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마지막 장면은 원작 팬이 환호할 장면일 것"이라 말한 연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일본 배우 스다 마사키는 원작 주인공인 이즈미 신이치로 등장한다. 원작 세계관과 합쳐지면서 마무리 된 것을 두고 '시즌2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정작 전소니는 시즌2를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연상호 감독님과 일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라 또 하고 싶어요. '감독님과 작업했던 시간이 좋았고 그립다'는 생각은 촬영이 마무리되고 나서 든 거라 더 진심이다"라며 추후 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정말로 가식 없는 얘기인데, 전 저를 두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그림을 그리던 간에 반갑고 그걸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뿐이지, 뭘 하고 싶다든가 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거나 이런 생각을 안 해요. 데뷔가 이른 편이 아니라 작품이 고팠던 시간이 있었어서, 그 시간이 이런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래서 캐릭터를 내가 재단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에요."
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더 그레이' 주인공 수인을 맡은 배우 전소니(33)는 작품에 참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생수: 더 그레이'는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바디 스내처(Body Snatchers·신체 강탈) 장르물이다. 바니 스내처는 정체불명의 생명체가 인간 몸에 침투해 표적으로 삼은 사람과 똑같은 모습으로 변해 원래의 모습을 사라지게 만드는 형식의 장르물을 통칭한다. 종종 신체를 변형시켜 존재를 드러내는 게 특징이다.
1955년 미국 작가 잭 피니의 소설 '바니 스내처'가 발표된 뒤 동명의 리메이크 영화를 비롯해 다양한 바디 스내처 장르의 영화·드라마 등이 해외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화 '외계+인' 시리즈(2022·2024) 정도를 제외하고는 명확히 바디 스내처 장르라 할만한 작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1988~1995년 일본에서 연재된 이와아키 히토시의 바니 스내처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 '기생수: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 생물이 한국에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 생물 하이디와 공생하게 된 인간 수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소니는 인간인 수인과 기생 생물인 하이디 1인 2역을 소화했다. 다른 기생 생물이 인간의 귀나 입 등으로 침투한 뒤 뇌를 먹어 자아를 완전히 잠식한 것과 달리 하이디는 침투 당시 칼에 찔려 약해져 있던 수인의 몸을 치료하느라 온전한 잠식에 실패한다. 이로 인해 하이디가 하루에 15분 동안에만 수인의 몸을 쓸 수 있게 되면서 수인과 하이디는 몸을 공유하는 관계가 된다. "하이디를 연기할 때는 수인이랑 다르게 움직임이 어색해보이는 것과 같이 편안한 모습이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지 없는 지 차이도 부각하려고 했어요. 도망갈 때를 예로 들자면, 하이디는 그저 도망이라는 행동을 수행하는 감정 없는 상태인 반면 인간인 수인은 두려움을 느끼는 표정을 하는 것처럼 작은 부분들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하이디는 수인의 오른쪽 얼굴에서 자신의 입과 눈을 따로 가진 채 긴 촉수로 튀어나오며 모습을 드러낸다. tvN 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2020), '청춘월담'(2023) 등 로맨스·멜로 장르물로 주목 받았던 전소니는 하이디 역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강렬한 장르물을 찍게 됐다. "이 역할을 두고 저보다 오히려 주변에서 더 걱정을 했어요. 근데 저는 (하이디 역을 맡는 것에) 전혀 망설임이 없었어요. 저도 당연히 예쁘고 싶지만, 역할과 저 자신을 구별할 수 있으면 되니까…저는 저일 때 예쁘면 돼요."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점은 기생 생물인 하이디와 만난 뒤 수인이 긍정적인 변화를 겪는다는 것이다. 수인은 불행한 과거를 가진 29세 마트 직원이다. 어린 시절 가정폭력을 일삼던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신고한 뒤 어머니에게는 버려진 불운한 인물이다. 생존을 위해 마트 일을 하는 것 외에 스스로 하는 일도, 그 어떤 표정 변화도 없던 수인은 하이디와 함께하며 타인을 위한 행동을 능동적으로 선택하며 미소 짓기까지 한다. 전소니는 "수인이가 하이디와 강우를 만나기 전에는 살아가는 것 자체에 대한 의욕이 별로 없어보였고 그렇다고 삶을 놓을 의욕도 없는, 그냥 살아 있으니까 사는 인물이라고 봤어요. 그런 수인이가 예상치 못한 사건을 마주한 뒤 강우랑 같은 목적을 두고 행동한다거나 하이디와 함께하면서 하이디를 자기 편이라고 느끼는데, 그러면서 수인이 안에 잠들어있던 어떤 의지를 발견한거에요"라고 설명했다.
"좋든 싫든 넌 혼자가 아니다." 하이디와 수인은 동시에 몸을 사용할 수 없어 현실에서는 편지로 소통한다. 하이디는 수인에게 전한 마지막 편지를 통해 이 말을 전한다. 이걸 읽고 수인이 지은 미소의 의미를 전소니는 '반은 엄포, 반은 위로'라고 해석했다. "그 말로 하이디가 수인에게 어쨌든 우리는 몸을 같이 써야된다는 사실을 잊지말라는 것과 동시에 넌 진짜 혼자가 아니야 라는 위로도 전한 것 같아요. 그래서 수인이 지은 미소에는 오직 감동만 담긴 것은 아니지만, 그저 수인이가 하이디를 떠올릴 때의 미소라고 봐요."
'기생수: 더 그레이'는 공개 직후부터 엄청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5일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비영어 티브이(TV) 시리즈 부문에서 조회수 약 6300만 회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청 순위 1위에 올랐다. 영어 부문과 통합하더라도 '삼체'(8300만회)에 이어 2위다. 일주일 간격으로 집계되는 이 차트에서 '기생수:더 그레이'는 단 사흘 간 기록한 조회수로 통합 2위에 올랐다. 전소니는 해외에서 큰 관심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 연락 잘 안하던 유학간 친구들이나 해외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흥행 소식을) 전해주고 싶어하더라구요. 순위는 저희도 볼 수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알 수가 없으니까요. '현지 반응이 좋다'고 연락 주는 친구들이 많았어요."
"시즌2가 나온다면 수인과 하이디가 둘만의 시간과 경험을 쌓으면서 더 가까워 졌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어요." 앞서 지난달 2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마지막 장면은 원작 팬이 환호할 장면일 것"이라 말한 연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일본 배우 스다 마사키는 원작 주인공인 이즈미 신이치로 등장한다. 원작 세계관과 합쳐지면서 마무리 된 것을 두고 '시즌2가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하지만 정작 전소니는 시즌2를 생각해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연상호 감독님과 일하는 건 정말 즐거운 일이라 또 하고 싶어요. '감독님과 작업했던 시간이 좋았고 그립다'는 생각은 촬영이 마무리되고 나서 든 거라 더 진심이다"라며 추후 작업에 대해 긍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정말로 가식 없는 얘기인데, 전 저를 두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그림을 그리던 간에 반갑고 그걸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뿐이지, 뭘 하고 싶다든가 저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거나 이런 생각을 안 해요. 데뷔가 이른 편이 아니라 작품이 고팠던 시간이 있었어서, 그 시간이 이런 생각을 하게끔 만들어 준 것 같아요. 그래서 캐릭터를 내가 재단하고 싶지는 않다는 마음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