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교복담합…짬짜미 업체 영구퇴출·감시망 시급
검찰 "학교 급식업체 선정 방식처럼 '낙찰 하한율' 도입, 정책 변환 필요해"
이슬비 기자입력 : 2023. 04. 25(화) 16:30
광주 지역 교복업체들이 '집단 담합'을 통해 교복값을 높게 책정했다는 의혹이 검찰수사를 통해 사실로 드러났다. 혈세를 지원하고 있는 광주시교육청 등이 사전에 관심만 기울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내년부터는 교복 입찰가가 인상돼 시·도교육청이 지원하고 최종 학부모들이 구입하는 교복 가격 상승도 불가피해 입찰방식 개선과 담합업체 영구퇴출 등의 특단의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학기부터 교복가격 인상
25일 광주·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제주교육청에서 열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복업무 담당자 협의회를 통해 교복 기초금액 상한가를 물가인상률 등을 반영해 6.7% 인상키로 의견을 모았다.
적용시기는 지난 4월1일부터 2024년 3월31일까지로 2학기부터 교복 공동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학교부터 인상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광주는 31만4612원에서 33만5843원으로, 전남은 31만4590원에서 33만5180원으로 각각 오른다.
교복 구매는 가격 부담을 해소하고 질 좋은 제품을 학생들이 착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14년부터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학교 공동구매'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학교가 인상된 교복가격을 고시하면 납품업체들이 입찰에 참여,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선정된다.
◇광주·전남교육청 교복값 지원…제재는 뒷짐
광주·전남교육청은 현재 교복값을 학부모와 학교에 직접 지원하고 있다.
광주는 올해 중·고교 신입생들이 교복·학용품·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1인당 30만 원, 총 92억 원의 입학준비금을 학부모에게 지원했다.
전남교육청은 신입생 3만1540명에 1인당 31만4000원, 총 91억여원의 교복지원비를 편성했다. 지난해는 신입생 3만174명, 83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교육청은 교복 담합행위가 적발될 경우 부정당업체로 등록, 최대 2년의 입찰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이 도입된 이후 10년째, 적발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 십억대 혈세 '줄줄'
검찰 수사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광주 지역에서 45개 업체, 31명의 대표가 교복값 담합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47개 중·고등학교에서 발주한 161억 원 규모의 교복 구매 최저가 경쟁입찰 387차례 중 289차례(74.6%)나 짬짜미 담합해 32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에 적발된 담합업체 중 최대 규모로, 광주지역 교복납품업체 대부분이 가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담합으로 광주지역 교복 가격은 평균 24%나 높아졌고, 납품업체들이 32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기는 사이 학부모들은 매해 1인당 6만원 가량 비싸게 교복을 구매해야만 했다.
전남은 광주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도 광주 이외 지역에서 담합 의심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대적인 수사와 조사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뉴시스가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 게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전남 지역 중·고교 교복개찰 자료를 분석한 결과 94개 학교 중 87개교의 투찰 가격 차이가 '200원~1만원 이하'였고, 나머지 7개교의 업체간 경쟁 금액차는 1만2000원~4만9000원이었다.
공정경쟁 추정 학교의 교복값는 10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인 반면 담합 행위가 의심되는 학교의 교복가격은 3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에 달하고 있다.
◇담합업체 '영구 퇴출' 등 무관용 제재 필요
교육단체는 "시·도 교육청의 교복 예산은 학부모와 학교에 직접 지원되지만 결국 교복업체에 지급되는 만큼 혈세 낭비"라며 "담합이 해소되면 최소 30억~4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도 교육청이 각각 100억 원에 이르는 교복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만큼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한 업체에 대해서는 학교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영구 퇴출' 조치를 내리는 등 무관용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교복납품업체 선정은 공개입찰이며 교사·학부모·학생 등으로 구성된 교복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500원~2000원 차이 투찰가 흐름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시·도교육청을 비롯해 각 학교에서도 시스템을 마련해 모니터링하고 의심될 경우 입찰을 중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담합은 교복가격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킨 교복업계의 고질적 문제"라며 "교복 입찰 담합행위에 대한 감독과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기관인 교육청과 공정위 등은 개찰결과를 모니터링해 투찰률이 높고 차이가 근소한 경우, 자체조사 등을 통해 과징금 부과나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 수사의뢰 등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은 경쟁을 유도해 저렴한 가격의 교복을 학생들에게 공급할 수 있지만 지나친 저가 투찰로 인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업체들이 입찰담합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학교 급식납품업체 선정 방식처럼 '낙찰 하한율'을 도입해 교복 품질을 보장하고, 지역업체 살 길도 마련할 수 있는 정책 변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이슬비 기자
특히 내년부터는 교복 입찰가가 인상돼 시·도교육청이 지원하고 최종 학부모들이 구입하는 교복 가격 상승도 불가피해 입찰방식 개선과 담합업체 영구퇴출 등의 특단의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학기부터 교복가격 인상
25일 광주·전남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제주교육청에서 열린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교복업무 담당자 협의회를 통해 교복 기초금액 상한가를 물가인상률 등을 반영해 6.7% 인상키로 의견을 모았다.
적용시기는 지난 4월1일부터 2024년 3월31일까지로 2학기부터 교복 공동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학교부터 인상된 가격을 제시할 수 있다.
광주는 31만4612원에서 33만5843원으로, 전남은 31만4590원에서 33만5180원으로 각각 오른다.
교복 구매는 가격 부담을 해소하고 질 좋은 제품을 학생들이 착용할 수 있도록 지난 2014년부터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학교 공동구매' 방식이 추진되고 있다. 학교가 인상된 교복가격을 고시하면 납품업체들이 입찰에 참여, 최저가를 제시한 업체가 선정된다.
◇광주·전남교육청 교복값 지원…제재는 뒷짐
광주·전남교육청은 현재 교복값을 학부모와 학교에 직접 지원하고 있다.
광주는 올해 중·고교 신입생들이 교복·학용품·가방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1인당 30만 원, 총 92억 원의 입학준비금을 학부모에게 지원했다.
전남교육청은 신입생 3만1540명에 1인당 31만4000원, 총 91억여원의 교복지원비를 편성했다. 지난해는 신입생 3만174명, 83억 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교육청은 교복 담합행위가 적발될 경우 부정당업체로 등록, 최대 2년의 입찰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2014년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이 도입된 이후 10년째, 적발된 사례는 아직까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 십억대 혈세 '줄줄'
검찰 수사를 통해 지난 2021년부터 최근까지 광주 지역에서 45개 업체, 31명의 대표가 교복값 담합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47개 중·고등학교에서 발주한 161억 원 규모의 교복 구매 최저가 경쟁입찰 387차례 중 289차례(74.6%)나 짬짜미 담합해 32억 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까지 수사기관에 적발된 담합업체 중 최대 규모로, 광주지역 교복납품업체 대부분이 가담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담합으로 광주지역 교복 가격은 평균 24%나 높아졌고, 납품업체들이 32억 원의 부당이익을 챙기는 사이 학부모들은 매해 1인당 6만원 가량 비싸게 교복을 구매해야만 했다.
전남은 광주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도 광주 이외 지역에서 담합 의심 정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대대적인 수사와 조사 확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뉴시스가 국가종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 게시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 전남 지역 중·고교 교복개찰 자료를 분석한 결과 94개 학교 중 87개교의 투찰 가격 차이가 '200원~1만원 이하'였고, 나머지 7개교의 업체간 경쟁 금액차는 1만2000원~4만9000원이었다.
공정경쟁 추정 학교의 교복값는 10만원에서 20만원 수준인 반면 담합 행위가 의심되는 학교의 교복가격은 30만원에서, 많게는 40만원에 달하고 있다.
◇담합업체 '영구 퇴출' 등 무관용 제재 필요
교육단체는 "시·도 교육청의 교복 예산은 학부모와 학교에 직접 지원되지만 결국 교복업체에 지급되는 만큼 혈세 낭비"라며 "담합이 해소되면 최소 30억~40억 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도 교육청이 각각 100억 원에 이르는 교복예산을 편성하고 있는 만큼 담합을 통해 가격을 인상한 업체에 대해서는 학교입찰에 참여할 수 없도록 '영구 퇴출' 조치를 내리는 등 무관용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교복납품업체 선정은 공개입찰이며 교사·학부모·학생 등으로 구성된 교복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치기 때문에 500원~2000원 차이 투찰가 흐름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시·도교육청을 비롯해 각 학교에서도 시스템을 마련해 모니터링하고 의심될 경우 입찰을 중단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담합은 교복가격 상승을 부추겨 서민들의 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킨 교복업계의 고질적 문제"라며 "교복 입찰 담합행위에 대한 감독과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감독기관인 교육청과 공정위 등은 개찰결과를 모니터링해 투찰률이 높고 차이가 근소한 경우, 자체조사 등을 통해 과징금 부과나 입찰참가자격제한 조치, 수사의뢰 등의 적극 행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검찰은 "최저가 2단계 경쟁입찰 방식은 경쟁을 유도해 저렴한 가격의 교복을 학생들에게 공급할 수 있지만 지나친 저가 투찰로 인한 출혈경쟁이 불가피해 업체들이 입찰담합 유혹에 빠지기 쉽다"며 "학교 급식납품업체 선정 방식처럼 '낙찰 하한율'을 도입해 교복 품질을 보장하고, 지역업체 살 길도 마련할 수 있는 정책 변환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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