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의 희망 황선우(19·강원도청)가 부상 악재도, 8번 레인의 불리함도 이겨내고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황선우는 18일 호주 멜버른의 스포츠 앤드 아쿠아틱 센터에서 열린 2022 국제수영연맹 쇼트코스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39초72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황선우는 대회 자유형 200m 2회 연속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5회 대회에서 1분41초60으로 1위를 차지,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메달을 금빛으로 물들였다.

황선우는 지난 16일 이번 대회 남자 계영 800m 결승에서 한국 대표팀의 첫 영자로 나서 자신이 써낸 쇼트코스 자유형 200m 한국 및 아시아기록인 1분40초99를 1초27이나 단축했다.

2018년 중국 항저우 대회에서 다나스 랍시스(리투아니아)가 세운 종전 대회 기록(1분40초95)도 1초23 줄였다.

파울 비더만(독일)이 2009년 11월 경영 월드컵에서 작성한 세계기록(1분39초37)에 불과 0.35초 뒤처진 역대 2위 기록이기도 하다.

온갖 악재를 딛고 일군 금메달이다.

황선우는 이날 오전 치러진 예선에서 1분42초44로 전체 46명 중 8위에 올라 간신히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9위와 격차가 0.1초에 불과해 자칫 결승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었다.

게다가 부상까지 입었다.

대한수영연맹에 따르면 황선우는 예선에서 마지막 터치를 하다가 오른쪽 중지를 다쳤다.

현장에서 진통제를 처방받게 되자 대표팀 코치진은 선수 보호를 위해 황선우의 출전 여부를 고민했다.

그러나 황선우의 출전 의지가 너무 강력했다.

진통제까지 맞고 나선 결승에서 황선우는 8번 레인을 배정받았다. 예선에서 결승행 막차를 탄 탓이다.

8번 레인은 기록이 좋은 중간 레인 선수들이 일으키는 물살의 영향을 받아 물의 저항이 다른 레인보다 클 뿐 아니라 경쟁 선수를 견제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황선우는 첫 25m 구간을 10초83으로 주파하면서 매섭게 선두로 치고 나갔다. 잠시 2위로 내려앉기도 했으나 100~125m 구간을 12초58로 주파해 1위로 올라선 후 선두를 놓치지 않았다.

황선우는 "사실 예선 때 터치를 잘못해 손가락이 많이 붓고, 통증이 너무 심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8위로 결승에 간 것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참고 뛰길 정말 잘했다"며 웃어보였다.

온갖 악재에도 눈부신 기록을 써낸 황선우는 2022년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황선우는 "이번에 아시아신기록을 두 번이나 세우고, 대회 2연패를 달성해 정말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현장에 한국 팬 분들이 많이 와주셨고, 한국에서도 응원을 많이 해주신 덕분에 나도 더욱 힘을 내서 금메달이라는 정말 좋은 성적을 얻었다"며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황선우는 20일 대표팀과 함께 귀국해 짧은 휴식을 취한 뒤 내년 초 2023년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