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은 14일 더불어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이어가는 데 대해 "당대표의 사법 처리를 막겠다고 제1야당 전체가 장외투쟁 나선 것"이라며 "이재명과 함께 자멸할 것인가 국민정당의 길을 갈 것이냐, 이제 민주당이 양자택일 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야당의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탄을 주장하며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강행에 맞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책임론 공세에 대해선 "대한민국 흔들기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하며 방어막을 쳤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장외투쟁에 나섰다"며 "이재명 대표를 살리기 위한 어거지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국정조사와 특검 그 이상의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거대 야당이 거리로 나서는 이유 무언인가. 기가 막힐 일"이라며 "대장동의 검은돈이 이재명 대표 최측근들에게 유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 역대 큰 지도자들 가운데 감옥에 안 가겠다고 당 전체를 자신과 꽁꽁 묶어 버틴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반문하며 "이재명과 함께 자멸할 것인가국민정당의 길을 갈 것이냐, 이제 민주당이 양자택일 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 위원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선 "이상민 장관의 정치적 책임 문제를 민주당이 자꾸 거론하는데, 우리 당 입장은 수미일관"이라며 "국민적 비극을 정치에 이용하면서 국민 선택과 헌법에 따라 국정 수행하는 대통령을 끌어내려는 작태는 대한민국 흔들기와 다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경찰과 사법당국에서 이 불행한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한 점 의혹이 남지 않도록 규명하고 있다"며 "수사 결과를 토대로 모든 책임 소재를 가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입장에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이 지난 9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면서 우리당이 참여하지 않으면 24일 본회의에서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겠다고 했다"며 "그런데 11일부터는 국정조사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하니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국정조사 계획서를 일방적으로 통과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외에서 서명을 받는 건 오로지 이재명의 사법리스크를 감추고 시선을 돌리고 물타기 하려는 이재명 구하기"라며 "대장동 의혹에 대북 송금 스캔들 핵심이라는 의혹까지 나온 것을 막기 위해 민주당 전체가 동원돼 역대 볼 수 없는 이상한 일을 한다"고 비판했다.

다른 당 관계자들도 이재명 방탄론에 가세했다.

정점식 의원은 "원내 제1당이 국회를 버려두고 원외투쟁으로 나섰다"며 "민주당 내부 정말 다급한 사정이 있는 것 아닌가 강한 의구심이 들 뿐"이라고 비꼬았다.

정 의원은 "이 대표를 둘러싸고 커지는 사법리스크를 참사 공세로 물타기 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며 "진정 민주당이 참사를 정쟁의 도구를 키우려는 의도라면 민심의 역풍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전주혜 의원도 "민주당이 이렇게 장외로 나가 대국민 여론전까지 벌이는 건 국가적 슬픔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이라며 "대장동 비리의 검찰 칼끝이 이재명 대표를 향해오자 택한 국면전환용, 방탄용 도구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종혁 비대위원도 "이 대표에 대한 대장동 사건 수사망이 좁혀오자 장외투쟁을 앞세워 정부여당과 검찰을 겁박하려는 것"이라며 "대장동 진실을 밝히기 위해 이 대표 최측근부터 성역 없이 수사에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국민적 비극을 정쟁의 도구로 이용하려는 민주당의 패륜 정치를 즉각 그만두라"며 "국가적 비극마저 수단으로 삼아 정권을 흔들려는 심산이 아니라면 왜 거대 의석 입법권을 뒤로 숨긴 채 장외에 나와 선동에 열을 올리겠느냐"고 주장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참사를 이용해 장외투쟁 운운하며 국민 시선 돌리기에 열을 올려도 소용없다"며 "이 대표 관련 사건 문제는 이미 지난 대선에서 국민께서 판단했고, 심판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서선옥 기자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