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청부사'를 찾던 LG 트윈스가 염경엽(54)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택했다.

LG는 6일 "제14대 감독에 염경엽 해설위원 겸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을 선임했다"며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1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옵션 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1994년 이후 28년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서지 못한 LG는 올 시즌 팀을 2위로 이끈 류지현 전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LG 구단 최초 프랜차이즈 출신으로 지휘봉을 잡은 류 전 감독은 첫해 팀을 3위에 올려놨고, 올해에는 구단 역대 최다승(87승)과 정규시즌 2위로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에서,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해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지 못한 LG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류 전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우승 청부사'를 원하던 LG의 선택은 염경엽 신임 감독이었다.

1991년 태평양 돌핀스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염경엽 신임 감독은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0년까지 선수로 뛰었다.

선수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지만, 지도자로는 화려한 경력을 쌓았다.

현대 운영팀 과장, 2007년 현대 코치를 지낸 염 감독은 2008~2011년 LG에서 스카우트, 운영팀장, 수비코치를 역임했다.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코치를 거쳐 2013년 넥센 사령탑에 오른 염 감독은 2016년까지 재임 기간 동안 넥센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했다.

넥센 감독에서 물러난 뒤 201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단장을 맡은 염 감독은 2018년 트레이 힐만 전 감독과 함께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인도했다.

힐만 전 감독이 개인 사정으로 SK의 재계약 제안을 고사하고 미국으로 떠나자 염 감독은 2019년 SK 사령탑을 맡았다.

2019년 SK를 2위에 올려놨던 염 감독은 2020시즌 도중 건강 악화로 쓰러져 오랜 기간 자리를 비웠고, SK가 9위에 그치자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이후 해설위원과 한국야구위원회(KBO) 국가대표 기술위원장으로 활동하던 염 감독은 11년 만에 다시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됐다.

염 감독은 통산 406승 7무 325패를 기록했다.

LG는 "프런트와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춘 염 감독이 구단의 궁극적 목표와 미래 방향성을 추구하기에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염 감독은 "KBO리그 최고 인기 구단인 LG 감독으로 선임돼 영광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을 통해 팬 분들이 어떤 경기와 성적을 원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다"며 "팬 분들의 열정적인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책임감 있는 감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최근 젊은 선수들의 큰 성장을 보여준 LG의 육성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성장의 연속성을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집중하겠다. 팀과 코치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