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태원 참사 애도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다
김윤호 주필입력 : 2022. 11. 06(일) 16:27
이태원 참사는 일어나서는 안될 인재(人災)다. 10월 29일(토) 오후 10시 15분경,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119-3번지 일대 해밀턴호텔 옆 골목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넘어지며 156명이 죽고 199명이 부상당한 대형 압사(壓死) 참사가 일어났다.

사망자는 여성 101명, 남성 55명이고 외국인은 이란 5명, 중국 4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스리랑카, 호주 등 14개국 26명이다. 20대 105명, 30대 31명, 10대 12명, 40대 8명, 50대 1명이다.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가난 것은 1995년 502명이 사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이후 처음이다.

대형 인명 피해로는 세월호 참사 이후 8년이 지났다. 2014년 4월 16일,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 250명, 교사 11명 등 304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는 온 국민이 트라우마를 겪을 정도였다. 기울어져서 침몰하고 있는 배 선실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탈출 지시를 기다리고 있는 순진한 고등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여러 차례 선내 방송을 해놓고는, 선장 등 선원들은 자기들만 살려고 옷 입을 겨를도 없이 팬티 바람으로 제일 먼저 탈출해 버리는 짐승만도 못한 악행에 전 국민이 분노했다. 선원법 등에는 선장 등 선원들은 어린이, 여자 등을 먼저 탈출시키고 제일 마지막에 하선해야 된다고 규정되어 있다.

다시는 이런 대형 재난사고가 나서는 안되겠다는 전 국민적인 엄청난 고통과 비장한 각성으로 많은 안전대책도 세워졌다. 조난안전 신고와 대응기구를 정비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강화했다. 또한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경찰, 소방서, 지방자치단체, 행정안전부 등 유관기관들이 동시에 인지하고 서로 소통해서 재빠른 구조와 대응을 하자는 취지로 무려 1조원을 들여서 재안안전통신망도 구츅했다. 그런데 이번 이태원 참사에 이 재안안전통신망은 전혀 작동이 안되고 쓸모없는 창고 속의 방치물처럼 되어 있었다.

유가족과 국민들이 슬픔을 넘어서 분노하는 것은 재안안전통신망 활용은 고사하고 최일선 현장에서 상황을 인지하고 예방하고 대응해야 할 경찰 지휘관들의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특히 경찰 지휘부의 행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10월 29일(토) 핼러윈 축제를 맞이해서 많은 인파가 모여들어서 저녁 6시 15분 경부터 인파로 인한 위험을 알리고 통제를 요청하는 112 신고가 있었다. 압사 사고가 난 저녁 10시 15분 까지 최소 11차례 이상 ‘압사당할 것 같다’, ‘압사자가 있다’는 다급한 신고가 있어도 4차례 현장을 출동했으나 별다른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고 종결했다.

2020년부터 창궐한 코로나 감염병으로 3년 만에 열린 축제였고, 많은 인파가 모일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난 해에는 길이 40미터에 폭 4미터 되는 좁은 골목길에 경찰 폴리스 라인도 치고, 일방통행도 시켰다고 상인들이 증언한다. 당일 현장에 137명의 경찰이 출동했으나,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탓인지 마약단속과 불법촬영에 집중하고 질서 유지와 안전관리를 하는 경찰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설상가상으로 기동대를 출동시킬 수 있는 지휘관들인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은 걸어서 오면 10분에 올 길을 막힌 길 차 안에서 1시간을 허비하고(보고 지연) 있다가 11시 넘어서 늦장 출동하고. 류미진 서울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 상황관리관(총경, 인사교육과장)은 상황실을 비우고 자기 사무실에 있다가 참사 발생 1시간 24분 후인 11시 39분에야 상황3팀장에게 연락받고 김광호 서울경찰청장에게 늦장 보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 총경이 상황실을 비운 사이 총 195건의 이태원 관련 구조신고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청 상황실에는 사건 벌생 1시간 59분 뒤인 다음날 30일 0시 14분에 보고하여 윤희근 경찰청장은 대통령실에서 먼저 알려주어서 알게 되었다. 보고체계와 지휘체계가 무너진 경찰참사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충북 제천 캠핑장에서 음주 취침하여 두 차례 보고도 못 받고 사건 발생 2시간 후에야 알고 서울로 출발하여 오전 2시 30분에 경찰 수뇌부대책회의를 열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찰이 출동했어도 막기 어려운 사고였다고 책임 회피성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주최자가 없는 행사의 참사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없어서 대응을 못했다고 했다가, 법 규정도 있고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불교와 기독교 추모행사에 가서 늦장 사과를 했다. 사과는 시기와 형식, 내용이 중요하다. 늦지 않게 기자히견이나 국무회의에서 책임 지는 말을 해야 진정성있는 사과로 국민들은 받아들인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애도기간이 끝나기 하루 전, 지난 금요일(11월 4일) 저녁 참사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이태원역 1번 출구 추모현장을 찾아갔다. 늦가을 저녁 쌀쌀한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있었고 많은 국화 꽃송이가 놓여 있었다. 참사 현장인 좁은 골목길은 깨끗이 치워져 있었고, 경찰 폴리스라인이 처져 있고 두 명의 경찰이 서 있었더.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최종 책임자이다. 그 책임은 주권재민(主權在民)의 민주국가에서 헌법 상 무한책임이다.
김윤호 주필

ihonam@naver.com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기사 목록

호남신문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