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위기시대에서 살아남기와 비상대책위원회
김윤호 주필입력 : 2022. 08. 28(일) 16:50
옛날이나 지금이나 정치가 백성, 국민, 인민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내가 가끔 인용하는 정치학에서의 ‘장(場)의 이론(Theory of Place)’은 상당한 셜득력이 있다. 독일의 심리학자인 레빈(K. Lewin)은 장의 이론에서 인간의 심리상태인 태도는 고정적이거나 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는 그렇게 보일지라도 사실은 서로 상충되는 힘이 계속 작용하고 있는 동적인 세계에서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뿐이다. 인간의 행동은 가변적(可變的)이고 개인의 특성과 환경과의 관계에서 결정될 수 있다. 행동은 촉찐하려는 힘과 억제하려는 힘 속에서 조정된 결과라고 주장한다.
심리학에서 환경, 현재 상황을 의미했던 장(場)은 정치학에 들어오면서 조직, 정치체제라는 거대담론으로 의미가 전이(轉移)되었다. 삼각형 안에서는 풍물(농악)을 하기 어렵다고 비유(比喩)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환경이 인간을 지배하기도 한다. 환경이 거대 사회 조직이나 정치체제를 의미할 때는 인간은 무력감과 소외감을 갖을 수밖에 없다. 평등 이념을 기초로 조직회된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자유를 주장해 보아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자유 이념을 기초로 조직화된 자본주의(민주주의) 국가에서 평등의 이념은 부차적이다.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국가들도 자유와 시장경제를 가미해 나가고, 자유를 강조하는 민주주의 국가들도 심각한 빈부 격차와 불평등을 치유하기 위해서 복지와 사회 안전망 등 평등의 장치들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평등은 자유를 보완해 나가고, 자유는 평등을 보완해 나가서 서로 약점과 부족한 부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자연스럽고 당연한 역사 발전의 결과이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처음 겪는 일, 처음 보는 일이 많다. 지금 세계 10위권의 강소국(强小國)인 대한민국은 비상(非常) 상황, 비상 시국이다. 비상은 정상, 통상,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라의 운명과 백성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0%∼70%대를 유지해야 할 취임 초반인데도 20%대에서 맴돌고 있고, 부정 평가가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24만표라는 역대 최소 표차로 당선된데다가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거의 3배가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사실상의 탄핵’을 당했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과 정부의 위기가 아니라 나라의 위기이고, 국민의 불행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와 정당들도 모두 비상상황이다. 정권을 교체한 여당 국민의힘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보다 적은 국회의원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를 운영하느라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판국에 전당대회에 선출된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내느라고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나, 법원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제 조건인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버렸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서 당헌 당규를 고쳐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다고 한다. 처음 보는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엎치락뒤치락하던 정당 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통령 선거에서 져서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기고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자치선거에서도 참패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기사회생(起死回生)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대선(大選)에서 지기는 했지만, 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변화와 진보의 깃발을 들고 앞장 서야 할 정의당도 국민과 지지층에게 실망을 주어서 계속되는 선거 참패의 늪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비상대책위원회로 간신히 연명(延命)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세 정당이 모두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여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긍정 펑가의 거의 세 배가 되고 있다. 우리 헌정사, 정당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개인도 한 평생을 살아가자면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상처 받고 신음하면서 흔들리는 위기를 여러 차례 맞는다. 눈 앞이 캄캄한 절망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상한 결단과 비상한 행동이 요구된다. 비상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크고 작은 도전(위기, 문제)에 적절한 응전(행동, 대책)을 못하면 개인도, 조직도, 국가도, 민족도, 문명도 쇠락(衰落)과 소멸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은 만고(萬古) 불변의 진리이다.
김윤호 주필
심리학에서 환경, 현재 상황을 의미했던 장(場)은 정치학에 들어오면서 조직, 정치체제라는 거대담론으로 의미가 전이(轉移)되었다. 삼각형 안에서는 풍물(농악)을 하기 어렵다고 비유(比喩)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인간이 환경을 지배하기도 하지만, 환경이 인간을 지배하기도 한다. 환경이 거대 사회 조직이나 정치체제를 의미할 때는 인간은 무력감과 소외감을 갖을 수밖에 없다. 평등 이념을 기초로 조직회된 사회주의(공산주의) 국가에서 개인이 자유를 주장해 보아도 무력할 수밖에 없다. 자유 이념을 기초로 조직화된 자본주의(민주주의) 국가에서 평등의 이념은 부차적이다.
평등을 강조하는 사회주의 국가들도 자유와 시장경제를 가미해 나가고, 자유를 강조하는 민주주의 국가들도 심각한 빈부 격차와 불평등을 치유하기 위해서 복지와 사회 안전망 등 평등의 장치들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 평등은 자유를 보완해 나가고, 자유는 평등을 보완해 나가서 서로 약점과 부족한 부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자연스럽고 당연한 역사 발전의 결과이다.
세상을 살아가자면 처음 겪는 일, 처음 보는 일이 많다. 지금 세계 10위권의 강소국(强小國)인 대한민국은 비상(非常) 상황, 비상 시국이다. 비상은 정상, 통상, 보통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라의 운명과 백성들의 삶을 책임지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60%∼70%대를 유지해야 할 취임 초반인데도 20%대에서 맴돌고 있고, 부정 평가가 60%대를 유지하고 있다. 24만표라는 역대 최소 표차로 당선된데다가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의 거의 3배가 된다면 국민들로부터 ‘사실상의 탄핵’을 당했다는 의미가 된다. 대통령과 정부의 위기가 아니라 나라의 위기이고, 국민의 불행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인 국회와 정당들도 모두 비상상황이다. 정권을 교체한 여당 국민의힘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보다 적은 국회의원으로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를 운영하느라고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이 판국에 전당대회에 선출된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내느라고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하고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으나, 법원은 비상대책위원회의 전제 조건인 비상상황이 아니라고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버렸다.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서 당헌 당규를 고쳐서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든다고 한다. 처음 보는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엎치락뒤치락하던 정당 지지도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도 대통령 선거에서 져서 5년 만에 정권을 빼앗기고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자치선거에서도 참패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서 기사회생(起死回生)의 몸부림을 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대선(大選)에서 지기는 했지만, 당원과 국민들의 지지를 받아서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될 것이 거의 확실하다. 변화와 진보의 깃발을 들고 앞장 서야 할 정의당도 국민과 지지층에게 실망을 주어서 계속되는 선거 참패의 늪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비상대책위원회로 간신히 연명(延命)하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세 정당이 모두 비상상황이라고 판단하여 비상대책위원회로 운영되고 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긍정 펑가의 거의 세 배가 되고 있다. 우리 헌정사, 정당사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개인도 한 평생을 살아가자면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상처 받고 신음하면서 흔들리는 위기를 여러 차례 맞는다. 눈 앞이 캄캄한 절망 속에서 살아남으려면 비상한 결단과 비상한 행동이 요구된다. 비상상황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찾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크고 작은 도전(위기, 문제)에 적절한 응전(행동, 대책)을 못하면 개인도, 조직도, 국가도, 민족도, 문명도 쇠락(衰落)과 소멸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은 만고(萬古) 불변의 진리이다.
김윤호 주필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