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퇴직공무원에게 다시 족쇄를 채우는 강제동원 지지선언
영광=서희권 기자입력 : 2022. 05. 22(일) 17:20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지자체 공무원들이 직접적, 간접적으로 특정 후보자를 위한 선거 활동에 개입하며 선거 자체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나아가 퇴직공무원까지 반강제적으로 지지 선언을 종용하는 등의 행위가 전국 지자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평생 정치적 중립을 위해 노력해 왔던 사람들인데, 도리어 퇴직을 하고 나서 일부 세력의 왜곡된 사고방식 때문에 그 가치를 훼손당하게 되었다는 억울함에 대한 하소연은 무척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무원 사회의 정치적 중립 요구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기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음에도, 특정 후보자 지지를 위한 거래에 뒷거래에 응한 일부 퇴직자들의 비정상적인 이익에 대한 집착 때문에 다시 ‘수용소에 갇히는 포로’가 된 느낌이라는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하기도 한다.

예전 우리 조상들은 감을 따다가도 일부러 까치밥을 하라고 내버려 두는 아량을 베풀었다. 급하게 물을 마시는 사람 체하지 말라고 나뭇잎을 띄우는 지혜로움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정치라는 두 글자가 괴롭히지 말아야 할 삶의 영역이 있다. 정치란 것이 사람을 돕는 긍정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자원하는 수고로움’이어야지, 사람을 괴롭게 만드는 편가르기라는 ‘강제적 억지스러움’이 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퇴직 공무원에게까지 투표의 방향성을 강제하려는 정치적인 행패를 부리는 것은, 사실 그만큼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해서 지역 사회의 유익은 안중에도 없고, 위태한 상황을 모면하고자 까치밥조차 긁어모아야 한다는 불안감을 반영하는 것이라는 말이다.

바야흐로 ‘여론 호도의 시대’를 넘어서 ‘보편 지성의 시대’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역사를 살아오면서 다양한 부정선거의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우리 국민들은 그러한 비정상적인 방법에 도리어 두드러기가 나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치 앞을 보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이러한 바람직하지 못한 태도를 보이면서 당선이 되려고 하다니 짜증을 넘어서 분노를 표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당선이 되지 않아서 도리어 강제적으로 동원의 수단이 되어버린 일부 참여자들에게, 당선자의 눈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되게 함정을 파는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인 것이다. 또 앞으로 오랜 시간 지역민들에게 존경받는 어른이 아니라, 부끄러움을 당하게 만드는 형벌의 문을 열게 되는 일이 될 것이다. 행여 그런 일도 없겠지만 만에 하나 당선이 된다면 그 빚을 갚기 위해서 곳곳에서 세금을 빼어내어 도둑질하는 행정을 할 것도 뻔하기 때문에, 이러한 행위는 그 자체는 위법이 아니어도 사실상은 범법적인 행위 중에 하나가 되는 것이다.

정정당당하게 선거 캠프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다하면 될 일이다. 자유선거의 소중한 가치를 훼손하는 강제적인 인력 동원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일이라는 점 명심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오랜 공직사회의 규율을 지키고자 양보했었던 표현의 자유를 다시 빼앗기는 일을 ‘수용소에 도로 갇히는 형벌’을 받은 느낌이라는 또 다른 퇴직공무원들의 하소연이 귓가를 맴돈다.

정치는 사람을 위한 일이 되어야 한다. 사람을 이용하고 관계를 착취해서 정치적 희생양을 삼는 어리석은 일들은 이제 사라져야 할 때인것이다. 2022년 그러한 건강한 각성이 모든 지자체에서 더욱 힘을 얻기를 바래본다.
영광=서희권 기자

ihonam@naver.com

영광=서희권 기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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