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뱅크 차량은 시설에 식품 등을 운반해 항상 청결해야 하지만 확인 결과 오랜 시간 동안 쌓인 먼지에 벌레 사체까지 발견됐다.

여유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지역사회의 저소득계층에 지원돼야 할 푸드뱅크 사업이 공평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필요한 것을 달라’고 건의한 시설은 다음 배분에서 빠진 것으로 확인돼 ‘사업단이 맘에 드는 곳만 기부품을 제공한다’는 지적이다.

전남 장성군은 지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장성읍에 소재한 모 사단법인에 기업이나 개인으로부터 식품이나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지역 소외계층 등에게 배포하는 ‘기초푸드뱅크 사업’을 위탁했다.

해당 사단법인은 광역푸드뱅크나 타지 등에서 기부받은 식품 등을 받아와 지역에 총 39개소의 요양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에 배분하겠다는 사업계획서도 제출했다. 사업에 지원되는 예산은 도비 3천4백만 원과 군비 200만 원으로 총 3천6백만 원이다.

기초푸드뱅크 사업이 소외계층에게 여유 있는 음식이나 물품을 나누겠다는 좋은 취지를 갖고 있지만 시설 관계자들은 공평하고 균일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본지 취재 결과 올 한해 지원 횟수만 살펴봐도 1곳이 75회를 지원받은 반면 단 한 차례도 혜택을 받지 못한 시설이 10곳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성군 기초푸드뱅크 사업’ 운영이 공평한 배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푸드뱅크에서 음식을 배포하는 시설은 사업계획서에 총 39곳. 대상 시설 중 올해 1월부터 현재(5월 6일 기준)까지 가장 많이 지원을 받은 시설은 75회이다. 그 뒤를 이어 2개 시설이 54회와 48회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 시설 중 10회 이상 지원을 받은 곳은 12곳이며 10회 이하는 12곳이었다. 단 한 차례도 지원을 받지 못한 시설은 총 13곳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푸드뱅크 담당자는 “기부 음식을 받지 않는다는 시설이 있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사정은 달랐다. 3년 전까지 기부식품을 받았던 한 시설 관계자는 “지원 품목이 대부분 소스류였으며 유통기관이 짧아 받지 않았다”며 “그 후로 기부품 수령과 관련한 전화가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요양시설 관계자도 “푸드뱅크에서 배분하는 음식이 어르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 필요한 음식을 요구한 적이 있다”며 “그 후로 연락이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런 실정에 대해 한 시설 관계자는 “한 번 준다고 했는데 가져가지 않으면 후 순위로 계속 밀린다”며 “(음식을 가져)와서 쓰레기로 버리는 일이 있더라도 반드시 받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푸드뱅크사업의 기부품 배포 인수증과 전산에 입력된 내용도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푸드뱅크 관계자는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지만 ‘인수증을 토대로 전산에 입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담당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이런 실정에 대해 지역 시설 관계자들은 “인수증에 품목은 기록돼 있지만 얼마나 가져갔는지 수량을 기재하지 못하게 한다”며 “가끔 ‘그냥 몇 상자 받았다고 쓰라’는 등 허락이 있을 때만 수량을 기재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역 시설 관계자들은 “고기 같은 특정 식품에 대해 수량이 부족하면 배정 순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도 궁금하다”며 “특정 시설에서 ‘우린 고기를 받아서 원장이 직원들에게 나눠줬다’는 자랑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소외계층에 골고루 나뉘어야 할 푸드뱅크 사업이 일부 시설에 편중된 것은 요양원 등의 동종시설을 운영하는 사단법인이 위탁받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시설 관계자들은 “동종시설 운영자가 아닌 행정이 직접 운영해 기부문화가 더 투명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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