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검수완박과 한국정치, 그리고 국민정서
김윤호 주필입력 : 2022. 05. 08(일) 16:47
정치와 사회의 모든 이슈들을 블랙홀처럼 모두 빨아들였던 검수완박은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관련 법률안을 국무회의 심의를 거처서 서명 공포함으로서 일단락되엇다.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약어(略語)다. 현대사회는 복잡다단하고 현기증나게 급변하는 변혁의 시대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간단히 줄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말도 바쁜 시간에 줄여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검수완박은 검찰개혁에서 시작된다. 범죄 수사권과 법원에 사건을 넘기는 기소권(起訴權)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 권력이 너무 막강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하여 법치주의와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이 집권세력 등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때는 검찰 출신이나 현직 검사의 비리 등을 눈 감아 주는 제 식구 감싸기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해서, 검찰이 쥐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공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검찰도 원칙적으로 동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번 제1조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모든 국가기관은 권력의 집중과 남용, 횡포를 막기 위하여 국가기관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에 기초하여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이 본격 불붙기 시작한 것은 2019년 8월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 후보가 된 이후로 그의 딸 조민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많았던 조국 사태(曺國 事態)다. 조국 사태 수사 책임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5월 10일 취임을 앞둔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2021년 3월 3일 검찰총장으로서 대구고검 방문 당시 말했던 ‘검수완박은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부패완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윤석열 당선인 측은 밝히고 있다. 검찰개혁과 검수완박을 두고 밀고 당기는 논란과 싸움 덕분에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마침내 생각하지도 못한 대통령까지 된 것이 본인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검수완박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아서 맡겨야 할 중대범죄수사청의 설립과 구성, 운영에 관한 입법과정도 순탄치가 않다. 다가오는 6월 1일 실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모든 입법권을 쥐고 있는 국회는 5월 10일부터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총 293명 의석에서 168명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다.
재적의석 3분의 2(196명)의 찬성이 필요한 대통령 탄핵 의결만 빼놓고는 무었이던지 할 수 있다. 국무총리와 법무부장관 등 인사 청문회의 지연 등으로 새 정부는 국무총리와 몇몇 장관이 없는 출범을 해야 하는 희한한 일이 생겼다. 여당과 야당으로 위치가 바뀌자 공수(攻守)가 바귀어서 서로 국민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발목 잡기다, 국민 눈 높이의 인사 검증이다고 어론전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5년 간, 여소야대 우리 정치판은 몸싸움하는 동물국회 되지 말자는 국회선진화법도 서로 상대방이 먼저 짓밟았다고 우기면서 동물국회를 연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검수완박은 ‘검수(검찰 수사권)로 완전히 박 터지게 싸운 검수완박’이 되었지만,앞으로 다른 일로도 우리 정치판이 코로나로 지치고, 먹고 살기도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심심하지는 않게 해 줄 전망이 보인다.
보수 언론에서도 정치 9단으로 인정하는 박지원 의원(현 국정원장)의 ‘국회는 일하는 곳이 아니라 싸움하는 곳이다’는 말이 생각난다. 대화와 타협이 의회정치의 대원칙이라고 하지만, 싸움 속에서 서로 배우고 보완하고 정반합(正反合)의 새로운 창조물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헌법학회 회원으로서 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헌법 위에 무슨 법이 있는 줄 아느냐?‘ 헌법학자들이 머뭇거리기에 나는 ’헌법 위에는 국민정서법(國民情緖法)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정서법은 글자로 성문화되지 않은 불문법(不文法)이지만, 상식, 국민 눈 높이, 공정, 보편적 국민 정서, 평균적인 양심 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헌법, 헌법 정신, 헌법 가치 등을 많이 거론하고 인용하지만, 헌법 위에 상위법으로 무서운 ‘국민정서법’이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윤호 주필
검수완박은 검찰 수사권을 완전 박탈한다는 약어(略語)다. 현대사회는 복잡다단하고 현기증나게 급변하는 변혁의 시대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단순화하고 간단히 줄여야 할 필요성이 크다. 말도 바쁜 시간에 줄여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크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라는 검수완박은 검찰개혁에서 시작된다. 범죄 수사권과 법원에 사건을 넘기는 기소권(起訴權)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 권력이 너무 막강하여 사법정의를 실현하여 법치주의와 약자의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이 집권세력 등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떤 때는 검찰 출신이나 현직 검사의 비리 등을 눈 감아 주는 제 식구 감싸기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국민적 지탄을 받기도 해서, 검찰이 쥐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공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었고 검찰도 원칙적으로 동의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헌번 제1조에 명백히 규정되어 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모든 국가기관은 권력의 집중과 남용, 횡포를 막기 위하여 국가기관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에 기초하여 구성되고 운영되어야 한다.
검찰개혁이 본격 불붙기 시작한 것은 2019년 8월 9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무부장관 후보가 된 이후로 그의 딸 조민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이 많았던 조국 사태(曺國 事態)다. 조국 사태 수사 책임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이었다.
5월 10일 취임을 앞둔 윤석열 20대 대통령 당선인은 2021년 3월 3일 검찰총장으로서 대구고검 방문 당시 말했던 ‘검수완박은 부패가 완전히 판치는 부패완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윤석열 당선인 측은 밝히고 있다. 검찰개혁과 검수완박을 두고 밀고 당기는 논란과 싸움 덕분에 윤 당선인은 검찰총장에서 대통령 후보가 되고, 마침내 생각하지도 못한 대통령까지 된 것이 본인도 인정하는 사실이다.
검수완박은 앞으로도 갈 길이 멀다. 검찰의 수사권을 빼앗아서 맡겨야 할 중대범죄수사청의 설립과 구성, 운영에 관한 입법과정도 순탄치가 않다. 다가오는 6월 1일 실시하는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의 결과도 중요하지만, 모든 입법권을 쥐고 있는 국회는 5월 10일부터 야당이 될 더불어민주당이 현재 총 293명 의석에서 168명을 차지하고 있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다.
재적의석 3분의 2(196명)의 찬성이 필요한 대통령 탄핵 의결만 빼놓고는 무었이던지 할 수 있다. 국무총리와 법무부장관 등 인사 청문회의 지연 등으로 새 정부는 국무총리와 몇몇 장관이 없는 출범을 해야 하는 희한한 일이 생겼다. 여당과 야당으로 위치가 바뀌자 공수(攻守)가 바귀어서 서로 국민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며 발목 잡기다, 국민 눈 높이의 인사 검증이다고 어론전을 펼치고 있다.
앞으로 5년 간, 여소야대 우리 정치판은 몸싸움하는 동물국회 되지 말자는 국회선진화법도 서로 상대방이 먼저 짓밟았다고 우기면서 동물국회를 연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검수완박은 ‘검수(검찰 수사권)로 완전히 박 터지게 싸운 검수완박’이 되었지만,앞으로 다른 일로도 우리 정치판이 코로나로 지치고, 먹고 살기도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심심하지는 않게 해 줄 전망이 보인다.
보수 언론에서도 정치 9단으로 인정하는 박지원 의원(현 국정원장)의 ‘국회는 일하는 곳이 아니라 싸움하는 곳이다’는 말이 생각난다. 대화와 타협이 의회정치의 대원칙이라고 하지만, 싸움 속에서 서로 배우고 보완하고 정반합(正反合)의 새로운 창조물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는 한국헌법학회 회원으로서 학술대회에 참석하여 이런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헌법 위에 무슨 법이 있는 줄 아느냐?‘ 헌법학자들이 머뭇거리기에 나는 ’헌법 위에는 국민정서법(國民情緖法)이 있다’고 말했다. 국민정서법은 글자로 성문화되지 않은 불문법(不文法)이지만, 상식, 국민 눈 높이, 공정, 보편적 국민 정서, 평균적인 양심 등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들이 헌법, 헌법 정신, 헌법 가치 등을 많이 거론하고 인용하지만, 헌법 위에 상위법으로 무서운 ‘국민정서법’이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김윤호 주필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