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군이 농가가 돼지 축사에서 발생하는 분뇨를 타 지역 처리업체에 위탁처리하는 조건으로 신규 허가를 내줬지만 이를 지키는지의 확인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위탁처리 업체가 이를 처리할 수 있는지 등을 해당 지자체에 확인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성군은 지난 2017년 A면에 신규로 돼지 축사를 허가했다. 애초 장성군은 허가 신청에 대해 “‘장성군 가축사육 제한에 관한 조례’에 따라 건축예정 부지의 경계 기준 132m, 건축물 기준 153m 거리에 30여 명이 거주하는 다중이용시설이 있어 건축허가 신청 불허가”를 처분했지만, 농가의 행정소송에서 패한 바 있다.

결국 농가는 허가 신청을 했으며 발생하는 돼지분뇨 등을 장성군에서 운영하는 ‘가축분뇨 공공 처리시설(맑은물사업소) 등 장성지역이 아닌 무안군의 개인업체에 처리하겠다는 처리계획서를 제출했다. 직선거리로 56km 이상 떨어진 그 먼 곳에서 처리하겠다는 것.

허가신청을 받은 농가는 2019년 4·5월 무렵 축사공사를 마쳤고 돼지 입식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본지 확인결과 해당 농가는 애초 장성이 아닌 무안에서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단 한 차례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농가는 사육이 시작된 지 10개월 후, 무안지역이 아닌 장성지역인 맑은물사업소와 2곳의 시설에서 위탁처리하겠다는 변경신청서를 냈으며 장성군이 이를 허가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 관계자는 변경사유에 대해 “무안보다 장성지역에서 하는 비용이 저렴해 변경신청을 하게 됐다”며 “장성군이 변경신청을 받아줬다”고 말했다.

장성군도 “처리신청이 들어와 현장을 확인해 보니 처리를 하지 못하고 있어 신청을 받아줬다”고 밝혔다.

결국 장성군이 돼지사육 농가가 애초 신청한 무안군에 돈분 등을 위탁 처리했는지를 최초 허가일부터 5여 년 동안 단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던 것을 시인한 것이다.

여기에 장성군은 무안군청에 위탁처리업체가 실제로 △가동되고 있는지 △처리능력은 되는지 △신청 허가 신청을 한 농가에서 돈분 등의 반출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등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무안군청에 확인한 결과 허가 전·후로 장성군에서 관련 내용을 문의한 내용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안군청 관계자는 “타 지역에서 무안군 소재 업체로 위탁처리하는 경우 해당 업체가 처리능력이 되는지 확인을 해 온다”며 “해당 업체는 처리한 액비(물거름)에 민원이 자주 발생해 대표가 구속 중이다”고 밝혔다.

장성군 관계자는 이에 “건축허가 신청시 제출된 가축분뇨 배출시설설치허가 서류에서 위탁처리계획에 따른 해당 업체의 △가축분뇨 재활용 신고증명서 △위탁처리계약서 등을 서류상으로 확인했다”며 “현지 상황을 확인하지 못한 것에 대한 잘못은 인정한다”고 밝혔다.

결국 장성군은 축사 등의 악취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군민들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지 않고 그동안 탁상행정만 해왔다는 눈총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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