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7일(목)부터 18일(금)까지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에 있는 수안보상록호텔에서 열린 ‘2022 한국지방자치학회 동계학술대회’에 다녀왔다. 입춘이 지났지만 빈 나뭇가지로 추위를 견디며 봄을 준비하는 주정산 산자락에 자리잡은 수안보상록호텔은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는 어려움 속에서 개최되어서 평소와 달리 손님이 많지 안했다.

지금은 신혼여행을 보통 해외로 가지만 60년대, 70년대, 80년대까지도 제주도로 많이 갔고, 제주도 가기가 부담스러운 사람들은 유성온천, 온양온천, 수안보온천으로 가기도 했다. 아침에 따뜻한 온천수로 온천욕을 했더니, 혼탁한 세상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학술대회 주제는 ‘지속가능한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의 생태계 구축’이었다. 지금 시대는 국가의 모든 권력과 자산과 인구가 중앙에 집중되는 중앙집권 시대가 아니고 지역과 지방이 중심이 되고 발전되어야 하는 지방분권시대다. 농촌의 노령화는 말할 필요도 없고, 지방의 전반적인 급격한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의 위기에 처해 있다.

지방 소멸로 가는 지름길인 인구 감소라는 먹구름을 피하고자 시·군·구 기초자치단체장들은 출산율을 올리는 것이 중요한 행정 목표의 하나로 삼고 있다. 관할 지역 내로 이사올 경우, 이주 정착 지원금을 주기도 하고, 상당한 액수의 출산 장려금과 양육비를 지원하겠다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인구 감소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대학 등 교육기관의 교육, 레저 시설 등 문화, 병원 등 의료 시설 뿐만 아니라 일자리, 주택 등 복합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인구 감소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부분의 보완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국가 정책적으로 종합 발전계획을 세워서 장기간에 걸쳐서 투자하고 관리해 나가야 할 중대 정책과제다.

또한 중앙과 지역 간의 불균형도 문제지만, 지역 간의 격차 문제도 큰 문제다. 지역 간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서 소외감과 이질감, 갈등과 불만의 소지(素地)를 제공하고 있다. 모든 것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 서울에서도 강남과 강북 간의 지역 격차가 여러 면에서 심각한 상태에 있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옛날에는 아예 노비와 하층민들이 사는 지역이 있었고, 근대에 들어와서도 죄 지은 사람을 귀양 보내는 지방이 있었다. 해방 후, 멀지 않은 수십 년 전에도 정치인들이 정치적 목적과 이용을 위하여 지역감정을 만들고 악화시키는 죄악을 자질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여 있는 지역 감정도 없애도록 힘 써야 할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지역감정을 조장하고 악용했던 불행한 역사가 있었다. 오랜 차별과 소외의 역사 속에서 호남인들은 민주와 자유와 정의의 저항적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다.

지속가능한 자치분권 및 균형발전의 생태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전공 학자들과 광역의회 의원, 연구원 등 많은 전문가들이 이틀 동안 발표와 토론을 했는데, 나는 사회를 보았다.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를 대신하여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와서 지방분권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지금은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고, 국민들은 5년 임기의 대통령을 도덕성과 능력, 정책과 정당을 평가하고 채용하는 자유민주주의 국민주권시대의 주인공이다. 이제 국민들도 독재와 권위주의의 새력과 싸우면서 배우고 체득한 주인의식과 첵임감으로 깨어있는 무서운 시민이 되어 있다.

지역이 발전해야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의 생활 속 삶의 질 향상이 중요시되는 지방자치시대다. 특히 지역 간의 격차를 좁히고 극복해서 균형발전을 해야 진정한 국민통합이 이루어지고 진정한 선진민주 강국이 될 것이다. 우리 모두 골고루 ‘함께 잘사는 세상, 함께 행복한 세상’이 모든 정치와 종교, 철학, 사상, 교육의 목표다. 그러한 세상은 우리 인류가 수천 년 간절히 꿈꾸면서 실현하고자 피 흘리며 투쟁하고 분투 노력했던 유토피아(이상세계)다.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