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가 개청 42년을 앞두고 행정 수요 급증에 따른 만성적인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청사 마련을 위한 첫 걸음을 뗀다.

12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구 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제274회 제2차 정례회 2021년도 기금 운용계획 변경안 예비 심사에서 구 청사건립기금 50억 원 확보 등의 내용이 담긴 집행부 안을 의결했다.

기금은 특정 목적 사업에 한해 지속적이고 안정적 자금 지원 또는 탄력적 집행이 필요한 경우 따로 설치하는 돈이다.

본 회의에서 기금 운용계획 변경안 등이 원안 가결되면, 북구는 올해 말까지 총 68억 원 규모의 청사건립기금을 적립한다.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내년도 예산안에도 청사 건립 방향 등을 검토할 연구 용역 예산 5000만 원이 포함돼 있다.

북구는 내년 1월 전문기관에 연구 용역을 의뢰, 청사 신축·증축·개축(리모델링) 등 크게 3가지 방향을 놓고 구체적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북구청사 건립 추진 배경으로는 ▲청사 내 업무 공간 부족 ▲국·과 단위 청사별 분산 배치에 따른 업무 효율성 저하 ▲내진 설계 강화에 따른 노후 시설 관리 비용 부담 등이 꼽힌다.

북구는 1985년 이후 용봉동 청사 시대 37년 내내 행정 수요 급증에 따른 꾸준한 조직 확대로 만성적인 사무 공간 부족을 겪고 있다.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의 본관 건물 3·4층에는 1991년 지방자치 부활 이후 구 의회가 들어서 있다. 본관과 인접한 좌우 부지에 별관 건물 2개 동을 지어 연결했지만 금세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이후에도 조직 확대에 맞춰 '임기응변' 식으로 공간을 확보하면서 현재 북구청사는 업무용 건물만 6개 동이다. 본관, 별관 1동, 별관 2동, 복지누리동, 보건소, 효죽공영주차장(교통 분야 부서 입주) 등이다.

이마저도 부족해 시설지원과는 인근 건물 사무실 1곳을 임차해 쓰고 있다.

이처럼 각 부서가 북구청 교차로를 중심으로 곳곳에 흩어지면서 민원인들은 도로를 건너야 하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

기능 분산에 따른 행정 효율성 저하 우려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복잡한 행정 환경 변화 속에서 갈수록 부서 간 협업이 중요한 상황인 만큼,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시설 노후도 문제다. 1985년 9월 준공된 현 본관은 정부의 강화된 공공청사 내진 설계 기준에 맞춰 2030년대엔 대대적인 개·보수가 불가피하다.

임시 청사 마련 등을 비롯한 직·간접적인 비용을 따지면 근본적인 청사 확보 대책을 미리 마련하는 것이 낫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북구 관계자는 "한 때 청사 이전을 계획했으나 막대한 예산, 부지 마련 문제 등으로 전면 백지화한 바 있다. 비좁은 사무 공간, 업무 비효율, 앞으로 제기될 시설 노후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청사 건립 방향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본다"며 "연구 용역 결과를 신중히 검토해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1980년 4월 중흥동에서 개청한 북구는 10과·33담당·19동 체제로 출발했다. 이후 운암동 청사를 거쳐 1985년 현 용봉동 청사(북구 우치로 77 일원)에 자리를 잡았다.

올해 12월 기준 북구는 본청 조직만 6국(한시 기구 포함)·2실·1관·34과·142담당 체제이며 행정동만 28개에 이른다. 의회사무국·보건소·사업소·동을 포함한 총 정원은 1293명이며, 이 중 741명이 본청에 근무한다.

이슬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