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5·18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으며
김윤호 주필입력 : 2021. 05. 23(일) 18:12
‘오월 광주’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군부(軍府)독재 계엄군의 총칼 앞에 맞서 싸우며 피 흘리며 죽어갔던 그날의 함성은 41년이 지난 지금도 깨어있는 국민들의 가슴을 적시고 있다. 나는 광주시 북구 망월동 시립공원묘지나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가지 않아도 생각만해도 눈물 나는 사람이다.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 윤상원(尹祥源) 열사가 광주살레시오고등학교 3학년 3반 친구이기 때문이다.
2년 전, 2019년 2월 8일에는 ‘5·18은 북한군 600명 특수부대가 일으킨 폭동’이라고 해괴한 주장을 하는 지만원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로 불러 들여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이종명 의원이 주최했다. 그 공청회에서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는 종북 좌파 정부가 만들어낸 괴물집단으로 국민 혈세를 쓰고 있다’ 등 망언을 했다.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도 있는 것인가.
몇 년 전에는 종합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나와서 자기가 5·18민주화운동에 투입되어 활약했던 북한군이라고 떠들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과학문명과 정보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21세기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악의적인 조작 왜곡과 혹세무민(惑世誣民)이 가능한 일인지, 나는 지금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돈과 권력은 무섭다.
5·18민주화운동은 1997년에 국가의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고, 기념식은 2002년까지 행정자치부의 주관으로 개최해 오다가 2003년부터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2018년 3월 13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나, 국민의힘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어서 지난해에야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되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찰에 의뢰할 수 있을 뿐이고,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한계가 있다.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5·18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안보지원사령부(옛 보안사, 기무사령부)의 문서고를 열어 젖히라고 명령하면 된다. 5월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국가폭력은 군사기밀이 아니고 내란 목적 살인죄다.
지난 3월 2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무릎 끓고 사죄했다. 민주 시민을 학살했던 군부독재의 계승세력으로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기는 하나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예방으로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등 99명이 참석했다.
사단법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초청으로 5월 17일 '5·18민중항쟁 제41주년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국회의원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꾸준한 진정성에 화답한 결과다. 과거 보수정권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齊唱) 문제로 정부 여당이 주최하는 기념식과 5·18단체와 야당(민주당)이 주최하는 기념식이 따로 열리던 기묘한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상황이다.
정운천(전주시 을)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은 5.18단체와 17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진행하며, 5·18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은 최근까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로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서 공법단체 승격 및 단체회원 자격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5·18단체 소속 회원들이 국회에 살다시피 하며 절절하게 국회를 설득한 노력의 결과다. 5·18단체와 여야가 함께 터놓고 대화하며 그동안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4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다.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는 당시 계엄군이 광주에서 자행했던 민간인 학살, 암매장, 사망·상해·실종사건, 성폭력과 고문, 헬기 사격, 발포 책임자 규명 등 반인륜적인 만행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민주와 자유, 평화의 5·18정신은 광주와 한국을 넘어서 핍박받는 전 세계 시민들의 희망과 위안이 되고 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미얀마의 참담한 상황을 보며 같은 경험을 했던 광주는 분노하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김윤호 주필
2년 전, 2019년 2월 8일에는 ‘5·18은 북한군 600명 특수부대가 일으킨 폭동’이라고 해괴한 주장을 하는 지만원을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로 불러 들여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과 이종명 의원이 주최했다. 그 공청회에서 김순례 의원은 ‘5·18 유공자는 종북 좌파 정부가 만들어낸 괴물집단으로 국민 혈세를 쓰고 있다’ 등 망언을 했다. 참으로 말문이 막힌다. 인간의 탈을 쓰고 저럴 수도 있는 것인가.
몇 년 전에는 종합채널 TV조선과 채널A에 나와서 자기가 5·18민주화운동에 투입되어 활약했던 북한군이라고 떠들었던 사람들도 있었다. 조선시대도 아니고 과학문명과 정보기술이 고도로 발전된 21세기 민주국가 대한민국에서 이런 악의적인 조작 왜곡과 혹세무민(惑世誣民)이 가능한 일인지, 나는 지금도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 돈과 권력은 무섭다.
5·18민주화운동은 1997년에 국가의 법정기념일로 지정되었고, 기념식은 2002년까지 행정자치부의 주관으로 개최해 오다가 2003년부터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있다. 2018년 3월 13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으나, 국민의힘이 조사위원 추천을 미루어서 지난해에야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출범되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는 압수수색 영장 신청을 검찰에 의뢰할 수 있을 뿐이고, 강제 수사권이 없어서 한계가 있다.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국군통수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5·18의 비밀이 숨겨져 있는 안보지원사령부(옛 보안사, 기무사령부)의 문서고를 열어 젖히라고 명령하면 된다. 5월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국가폭력은 군사기밀이 아니고 내란 목적 살인죄다.
지난 3월 24일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며 무릎 끓고 사죄했다. 민주 시민을 학살했던 군부독재의 계승세력으로서 만시지탄(晩時之歎)이기는 하나 바람직한 일이다. ‘우리들의 오월‘을 주제로 열린 올해 기념식에는 코로나19 예방으로 김부겸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원내대표) 등 99명이 참석했다.
사단법인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초청으로 5월 17일 '5·18민중항쟁 제41주년 추모제'에 국민의힘 정운천·성일종 국회의원이 처음으로 참석했다. 꾸준한 진정성에 화답한 결과다. 과거 보수정권 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齊唱) 문제로 정부 여당이 주최하는 기념식과 5·18단체와 야당(민주당)이 주최하는 기념식이 따로 열리던 기묘한 때와 비교하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상황이다.
정운천(전주시 을) 국민의힘 국민통합위원장은 5.18단체와 17차례에 걸친 간담회를 진행하며, 5·18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노력했다. 성일종 의원(충남 서산시태안군)은 최근까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로 「5‧18민주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켜서 공법단체 승격 및 단체회원 자격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5·18단체 소속 회원들이 국회에 살다시피 하며 절절하게 국회를 설득한 노력의 결과다. 5·18단체와 여야가 함께 터놓고 대화하며 그동안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왔기 때문이다.
4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그날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다.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는 당시 계엄군이 광주에서 자행했던 민간인 학살, 암매장, 사망·상해·실종사건, 성폭력과 고문, 헬기 사격, 발포 책임자 규명 등 반인륜적인 만행들을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민주와 자유, 평화의 5·18정신은 광주와 한국을 넘어서 핍박받는 전 세계 시민들의 희망과 위안이 되고 있다. 지금 미얀마에서는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 미얀마의 참담한 상황을 보며 같은 경험을 했던 광주는 분노하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주의를 응원하고 지지한다.
김윤호 주필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