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가 사회는 청년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김윤호 주필입력 : 2021. 04. 25(일) 18:06
예나 지금이나 청년은 나라의 미래다. 청년은 우리의 희망이다. 청년은 열정과 도전과 진취의 상징이다. 청년은 역사를 앞으로 끌고 나가는 동력이다. 청년은 역동적인 삶의 주체다. 청년은 꿈과 사랑과 용기의 용광로다. 그래서 청년은 그 자체로 너무나 눈부신 축복이다. 그래서 청년은 그 자체로 너무나 아름다운 존재다.

그런데 희망을 잃고 좌절하고 절망하는 청년이 늘어간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우리네 삶은 기본적으로 경쟁이 따른다. 살아간다(생존)는 것은 경쟁이다. 살아 남으려면 더욱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것이 비정한 현실이다. 부모의 보호 아래 청소년기를 보내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디뎌야 할 청년들은 많은 문제들에 직면하게 된다. 변수 많은 불안하고 불확정적인 상황 속에 그대로 내던져지게 된다. 청춘 예찬은 옛날 말이 되었다.

제일 먼저 부딪치는 절박한 문제가 취업이다. 일자리를 잡아야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고 집도 구입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취업 절벽 앞에서 좌절하는 청춘들이 너무나 많다. 좋은 일자리 잡기를 바라는 부모와 사회의 기대 앞에서 실패를 맛 보고 움츠려들고 우울해 지고 무기력해 진다. 얼굴을 들 면목이 없고 스스로 외톨이가 되기 쉽다.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 전반이 경제적 침체기다. 일 년 이상 지속된 불황으로 안정된 직장은 고사하고 아르바이트 자리마저 찾기 힘들어졌다. 공무원이나 공기업, 대그룹 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다. 취업의 높은 벽, 비정한 현실의 벽 앞에서 청춘은 맨 땅에 헤딩하는 절망감에 빠진다. 취업난과 생활고, 사회적 고립이라는 3중고(重苦)에 내몰리면서 직장을 잡고 가정을 꾸려야겠다는 희망마저도 잃어버린 청년들이 적지 않다.

동아일보와 잡코리아가 지난달 20∼29세 청년 6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보니 ‘현재 소득이 없다’는 답변이 30.5%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28.0%는 월 소득이 100만 원 미만에 그쳤다. 청년 10명 중 4명(37.1%)은 ‘생활비가 부족해 끼니를 챙기지 못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중 ‘1주일에 한두 번 이상 끼니를 못 챙겼다’는 대답도 27.1%나 됐다. 소득이 없으니 자격증을 따거나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니는 것마저도 어려운 현실이다. 청년 1인 가구의 약 3분의 1은 수입의 30% 이상을 주거비로 쓴다.

평소 우울감이나 좌절감을 겪는다’고 응답한 이들이 10명 중 8명꼴이었다. 매일 우울하거나 좌절감을 겪는다는 이들도 16.3%였다. 청년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가장 큰 이유는 ‘취업난’(51.3%)이었다. 청년들의 좌절은 우울증 환자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투기성 짙은 주식 단타(短打) 매매나 ‘코인 투기’에 빠져들어 수업료나 월세를 날리는 청년들도 있다. 스펙 쌓기에 힘들게 많은 공을 들이고도 사회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여 은둔형 외톨이가 되기도 한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19∼39세 은둔형 외톨이가 13만5000명에 이른다.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우울하고 외로워서 죽는 고독사(孤獨死)는 혼자 사는 노인에게만 있는 문제가 아니다.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청년들이 홀로 세상을 떠난 고독사도 작년에 97명이었다. 취업 등 경제적 이유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청년들의 원룸 컴퓨터 바탕화면에서 많은 자기소개서 파일과 먹다 남은 배달음식이 발견되는 가슴 아픈 일도 있다. ‘늘 남에게 애쓰기만 하느라 나를 잃어버린 당신에게’, ‘냉담한 현실에서 어른으로 살기 위한 방법’ 등 책장에 꽂힌 책들 이름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개인적인 능력 문제가 아니고, 국가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청년들의 극심한 취업난을 코로나 장기화로 겪는 일시적 문제로 접근하면 안 된다. 기업들은 기업들대로 구인난(求人難)을 호소하고 있다. 청년들이 선호하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도 인력난(人力難)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직된 대학 정원 규제 등을 바로잡고, 산학(産學) 협력 등 다양한 직업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 같은 수급(需給) 불일치를 하루빨리 해결해야 한다.

청년 실업 문제는 남의 일이 아니다. 일제(日帝) 강점기 청년 운동처럼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국민운동이라고 해야 될 것 같다. 청년이 죽으면 나라가 죽는다. 국민적 관심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과 교육부 등 정부 부처는 필요한 입법과 행정적 조치를 책임감을 갖고 미루지 말고 신속히 취해야 할 무거운 국민적 책무가 있다.
김윤호 주필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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