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7 재·보선은 정부·여당의 오만과 위선을 심판했다
김윤호 주필입력 : 2021. 04. 11(일) 14:56
4월 7일 실시한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는 집권 여당의 참패였다. 변명의 여지없이 졌다. 대통령 임기 중에 치루어지는 보궐선거는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 성격이 강해서 여당에 불리한 선거 결과가 되기 쉬웠다.
이번에는 정부와 집권 여당은 민심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은 정도가 아니라, 민심의 원자폭탄을 맞은 상태다. 민심의 융단폭격을 맞아서 초토화가 된 형세다. 참패의 원인은 한 마디로 말하면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쌓이고 쌓였다가 마침내 이번 선거를 계기로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서울특별시 25개 구청장에서 21명이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고, 49명 국회의원에서 41명이 민주당 국회의원이며, 109명 서울시의회 시의원에서 101명이 민주당이다. 가히 민주당 천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57.5%대 39.2%, 약 18% 표차로, 부산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약 62.67%대 34.42%, 약 28% 표차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평가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58%대 32%로 부정 여론이 앞섰다.
서울시 25개 구(區)에서 모두 오 후보가 이겼다. 서울시 425개 동(洞)에서 구로구 구로3동, 강서구 화곡8동, 마포구 성산1동 등 5개 동에서 지고 420개 동에서 오 후보가 압승했다. 박영선 후보가 4선 국회의원을 했던 구로구에서도 오 후보는 53%로 43%를 얻은 박 후보를 이겼다. 1년 전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고민정 후보에게 패배했던 광진구에서도 오 후보가 56%로 39%를 얻은 박 후보를 17% 큰 표차로 이겼다.
철옹성 같던 민주당 천하를 완전히 뒤엎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천하를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총칼로도 할 수 없고, 천하 없는 힘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국민들의 한 표, 한 표가 모인 투표의 힘으로만 가능한 선거 혁명이다.
4‧7 재‧보선 하루 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 내외의 박빙 승부를 오래전부터 예측했다.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하루하루 2%씩 따박따박 상승세를 탔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에선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리 이내로 들어왔다”는 주장이 나왔고, “사전 투표에서 이겼다”는 문자 메시지도 발송했다.
다른 때 같으면 후보자의 거짓말이나 말바꾸기는 당락(當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측근이 닉슨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가 발각되고, 부인(거짓말)하다가 닉슨이 시퇴했던 워터게이트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 상대 정당에 대한 도청은 중대한 범죄이지만, 내곡동 농지에 간 것을 부인해도 거짓말은 되어도 범죄는 아니다.
평소 정치인들의 많은 거짓말과 말바꾸기에 국민들은 식상하고 면역이 되어 있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관련 발언이 혼선을 준 것은 사실이나, 조국 사건과 윤미향 사건,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문재인 정부 4년 간의 위선과 내로남불은 말할 것도 없고, 선거 직전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국회에서 부동산 3법을 주도하면서 부동산 임차 5% 인상률을 대표 발의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위선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사전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분노가 폭발했다.
민주당이 선거 원인에 책임이 있을 때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고쳐서까지 후보를 낸 것부터 잘못이라고 민주당 81명 초선 의원들이 반성문을 발표했다. 조국 전 장관을 검찰개혁의 대명사로 본 것을 반성하고, 진심이 없는 말, 행동 없는 말, 내로남불을 반성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즈(NYT)까지 민주당의 선거 패인은 ‘naeronambul’(내로남불)이라고 하면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설명까지 했다.
1년 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은 49.9%, 국민의힘은 41.4%를 득표하여 8.5% 표차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고,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고 상대 후보 득표는 죄다 사표(死票)가 되는 소선거구제이기에 전체 의석 300석 중 174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2016년 4·13 20대 총선, 2017년 5·9 19대 대선, 2018년 6·13 지방선거, 2020년 4·15 21대 총선, 4연패(連敗)의 늪에서 천행(天幸)으로 빠져나온 국민의힘 초선의원 56명은 자기들이 좋아서, 자기들이 잘 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의 한계를 벗어나자는 성명을 냈다. 그래서 이번 선거 승자는 생태탕이다는 풍자가 먹히고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 亦可覆舟, 「후한서」의 황보규전皇甫規傳). 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군주민수 君舟民水)이라는 공자(孔子)의 말(공자가어 孔子家語)은 현대에도 타당하다. 거짓과 위선은 반드시 심판을 받는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오만(傲慢)하면 망한다는 것이 만고 불변의 진리다.
김윤호 주필
이번에는 정부와 집권 여당은 민심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은 정도가 아니라, 민심의 원자폭탄을 맞은 상태다. 민심의 융단폭격을 맞아서 초토화가 된 형세다. 참패의 원인은 한 마디로 말하면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과 분노가 쌓이고 쌓였다가 마침내 이번 선거를 계기로 활화산처럼 폭발했다.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서울특별시 25개 구청장에서 21명이 집권 여당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고, 49명 국회의원에서 41명이 민주당 국회의원이며, 109명 서울시의회 시의원에서 101명이 민주당이다. 가히 민주당 천하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57.5%대 39.2%, 약 18% 표차로, 부산에서는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김영춘 민주당 후보를 약 62.67%대 34.42%, 약 28% 표차로 선거에서 승리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평가는 선거 직전 여론조사에서 58%대 32%로 부정 여론이 앞섰다.
서울시 25개 구(區)에서 모두 오 후보가 이겼다. 서울시 425개 동(洞)에서 구로구 구로3동, 강서구 화곡8동, 마포구 성산1동 등 5개 동에서 지고 420개 동에서 오 후보가 압승했다. 박영선 후보가 4선 국회의원을 했던 구로구에서도 오 후보는 53%로 43%를 얻은 박 후보를 이겼다. 1년 전 4·15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 고민정 후보에게 패배했던 광진구에서도 오 후보가 56%로 39%를 얻은 박 후보를 17% 큰 표차로 이겼다.
철옹성 같던 민주당 천하를 완전히 뒤엎어서 제1야당인 국민의힘 천하를 만들어 버렸다. 이것은 총칼로도 할 수 없고, 천하 없는 힘으로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오직 국민들의 한 표, 한 표가 모인 투표의 힘으로만 가능한 선거 혁명이다.
4‧7 재‧보선 하루 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 내외의 박빙 승부를 오래전부터 예측했다. 이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는 “하루하루 2%씩 따박따박 상승세를 탔다”고 했다. 민주당 선거 캠프에선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리 이내로 들어왔다”는 주장이 나왔고, “사전 투표에서 이겼다”는 문자 메시지도 발송했다.
다른 때 같으면 후보자의 거짓말이나 말바꾸기는 당락(當落)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972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측근이 닉슨의 재선을 위해 워싱턴의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본부에 침입하여 도청 장치를 설치하려다가 발각되고, 부인(거짓말)하다가 닉슨이 시퇴했던 워터게이트 사건과는 성격이 다르다. 상대 정당에 대한 도청은 중대한 범죄이지만, 내곡동 농지에 간 것을 부인해도 거짓말은 되어도 범죄는 아니다.
평소 정치인들의 많은 거짓말과 말바꾸기에 국민들은 식상하고 면역이 되어 있다. 오세훈 후보의 내곡동 관련 발언이 혼선을 준 것은 사실이나, 조국 사건과 윤미향 사건, 추미애·윤석열 갈등 등 문재인 정부 4년 간의 위선과 내로남불은 말할 것도 없고, 선거 직전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던 청와대 김상조 정책실장과 국회에서 부동산 3법을 주도하면서 부동산 임차 5% 인상률을 대표 발의했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위선은 국민들을 분노케 했다. 여기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사전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로 분노가 폭발했다.
민주당이 선거 원인에 책임이 있을 때는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당헌·당규를 고쳐서까지 후보를 낸 것부터 잘못이라고 민주당 81명 초선 의원들이 반성문을 발표했다. 조국 전 장관을 검찰개혁의 대명사로 본 것을 반성하고, 진심이 없는 말, 행동 없는 말, 내로남불을 반성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즈(NYT)까지 민주당의 선거 패인은 ‘naeronambul’(내로남불)이라고 하면서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설명까지 했다.
1년 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은 49.9%, 국민의힘은 41.4%를 득표하여 8.5% 표차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고,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당선되고 상대 후보 득표는 죄다 사표(死票)가 되는 소선거구제이기에 전체 의석 300석 중 174석의 의석을 차지했다.
2016년 4·13 20대 총선, 2017년 5·9 19대 대선, 2018년 6·13 지방선거, 2020년 4·15 21대 총선, 4연패(連敗)의 늪에서 천행(天幸)으로 빠져나온 국민의힘 초선의원 56명은 자기들이 좋아서, 자기들이 잘 해서 이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청년에게 인기 없는 정당, 특정 지역 정당의 한계를 벗어나자는 성명을 냈다. 그래서 이번 선거 승자는 생태탕이다는 풍자가 먹히고 있다.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또한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수가재주 역가복주 水可載舟 亦可覆舟, 「후한서」의 황보규전皇甫規傳). 임금은 배, 백성은 강물(군주민수 君舟民水)이라는 공자(孔子)의 말(공자가어 孔子家語)은 현대에도 타당하다. 거짓과 위선은 반드시 심판을 받는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오만(傲慢)하면 망한다는 것이 만고 불변의 진리다.
김윤호 주필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