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 등지에서 소방관을 사칭하고 소화기를 고가에 강매하는 사례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23일 순천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혼자 사는 노인의 집을 찾아가 시중 판매가 1만3000원 상당의 소화기를 2만5000~3만 원에 팔고 있는 사례 등 소화기 강매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2대를 건네고 6만원을 받아 간 경우도 있다.

특히 멀쩡한 소화기가 구비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집주인에게 소방관을 사칭해 “내가 소방관인데 소화기를 바꾸지 않으면 벌금을 물게 된다”며 소화기를 강매하거나, 수거한 소화기를 되파는 형식의 범죄가 판을 치고 있다. 또 CCTV가 없는 집을 사전에 물색하는 등 치밀한 수법으로 범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순천소방서로는 상황실을 통해 3월 초부터 피해사례가 접수됐으며 22일에는 3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지난 1일 연향동의 60대 PC방 업주는 “사기범이 소방점검을 왔다고 했으며, 내부를 둘러보고 소화기를 1대 더 비치해야 한다며 구매를 요구해 2만5000원을 주고 소화기를 샀다”고 했다.

순천소방서는 소방관 사칭은 공무원사칭·사기·강매 등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해사례를 모아 순천경찰서에 통보할 예정이다.

하수철 순천소방서장은 “소방서는 취약계층을 우선으로 무상 보급을 하고 있을뿐 절대로 시민들에게 소화기를 판매하지 않는다”며 “소화기 강제 판매 행위는 소방서의 공신력을 떨어뜨리고 선량한 시민에게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주는 악질적 범죄행위이므로 피해사례를 접수하는 즉시 경찰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순천=김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