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 개막 3경기에서 9골을 몰아친 울산 현대의 '홍염 축구' 중심에는 '무서운 이적생' 이동준(24)이 있다.

울산은 9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3라운드 홈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개막 이후 3연승을 달렸다.

울산의 개막 3연승은 2014년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전북 현대에 밀려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울산은 4년여 만에 현장으로 복귀한 홍명보 감독 지휘 아래 최고의 출발을 하며 16년 만의 리그 정상을 향해 순항했다.

특히 개막 3경기에서 무려 9골을 폭발시키며 시즌 초부터 막강 화력을 뽐내고 있다. 2위 전북과 3위 포항 스틸러스(이상 5골)보다 4골이나 많다.

개막을 앞두고 팬들에게 '홍염(洪炎) 축구(홍명보의 불꽃 축구)'를 약속했던 홍 감독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울산이 지난 시즌 '득점왕' 주니오와 비욘존슨, 이근호 등이 떠나고도 더 강력한 공격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건 새로운 이적생의 활약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무서운 이적생' 이동준이 가장 돋보인다.

이동준은 인천전에서 풀타임을 뛰며 페널티킥 결승골과 김인성의 쐐기골까지 도왔다. 윤빛가람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유도한 것도 이동준이었다.

부산에서 프로 데뷔한 이동준은 2019시즌 K리그2에서 13골 7도움을 올리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유망주다. 지난해 1부리그에서도 5골 4도움을 기록했다.

홍 감독 부임 후 울산 유니폼을 입은 이동준은 지난달 초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 데뷔한 뒤 K리그1 개막전부터 펄펄 날고 있다.

강원FC와 개막전에서 데뷔골을 터트렸고, 인천전에서 1골 1도움을 추가하며 벌써 공격포인트 3개를 쌓았다. 단순한 수치를 넘어 팀에 대한 기여도는 그 이상이란 평가다.

심지어 인천과의 경기에선 원톱 자원인 김지현, 루카스 힌터제어의 부상 이탈로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아 홍 감독의 변형 전술을 이끌었다.

데뷔 후 주로 측면 자원으로 뛴 이동준이 투톱을 본 적은 있지만, 최전방 원톱에 선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낯선 자리였지만, 이동준은 장기인 빠른 스피드로 상대 수비 뒤공간을 파고들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특히 쐐기골 장면에선 이청용이 찔러준 로빙 패스를 컨트롤한 뒤 상대 골키퍼와 수비수들을 완벽히 따돌리는 크로스로 김인성의 득점을 도왔다.

비디오판독(VAR)으로 취소됐지만, 전반 5분 만에 나온 오른발 감아 차기 슈팅은 이동준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 하는 멋진 장면이기도 했다.

이동준은 원톱을 소화하기 위해 루이스 수아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의 영상을 보고 연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빠른 스피드와 공간 침투로 수비라인을 깨는 데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다.

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