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의 변수 중 하나는 '경험'이다.

가을야구를 치러본 이와 처음 큰 무대에 나서는 이의 차이는 분명 무시할 수 없다.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프로야구판에 뛰어든 KT 위즈는 9일 막을 올리는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를 통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시작한다.

30명의 선수 중 포스트시즌에 출전했던 이는 3분의 1에 해당하는 10명 뿐이다.

투수 유원상·이보근·전유수와 내야수 박승욱·황재균, 외야수 유한준·조용호, 포수 이홍구·장성우·허도환 등이다.

타자 중 50타석 이상을 소화한 이는 주장 유한준(83타수 16안타. 타율 0.193)과 3루수 황재균(64타수 17안타)이 유이하다.

3명의 투수 중에서도 20이닝 이상 던진 이는 찾아볼 수 없다. 유원상이 17⅔이닝, 이보근이 11⅓이닝, 전유수가 ⅔이닝을 각각 기록 중이다.

반면 2000년대 가을야구 단골손님인 두산에는 가을야구 베테랑들이 즐비하다.

30명 중 25명(투수 11명 타자 14명)이나 가을 무대에 족적을 남겼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밟은 주축들이 건제하고, 백업 멤버들 역시 적잖이 활용되면서 대다수가 포스트시즌 기록들을 갖고 있다.

20대 초반부터 꾸준히 포스트시즌 경험치를 쌓아온 정수빈은 한 시즌 절반에 육박하는 233번이나 타석에 들어섰다.

KT가 곰들이 부리는 여유에 맥없이 끌려가지 않으려면 시리즈 초반 흐름을 자신들 쪽으로 가져오는 것이 중요하다. 기선을 제압하면 무탈하게 제기량을 뽐낼 수 있겠지만, 주도권을 내주면 정규시즌과 다른 압박감에 크게 쫓길 수도 있다.

황재균은 "두산은 경험이 많다. '가을야구는 하던 사람이 한다'는 말도 있다"면서 "우리 팀은 아예 다 처음이다. 그래서 팀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 한 번 분위기를 타면 끝까지 갈 수 있다. 초반 싸움이 중요하다"고 내다봤다.

"분위기가 정규시즌과는 완전히 다르다. 분위기에 취해서 안 해야 할 걸 하면 안 된다. 자제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남겼다.

주장 유한준은 "젊은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부담감을 충분히 느낀다고 생각한다. 포스트시즌 이야기를 계속 하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면서 "훈련 때 정규시즌과 비슷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즐길 준비가 돼 있다. 선수들이 잠재된 능력을 포스트시즌 분위기에 편승해 발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패기로 맞서겠다는 KT의 의중은 1차전 선발 투수 선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KT는 외국인 선발 원투 펀치인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15승8패)-윌리엄 쿠에바스(10승8패)가 아닌 만 19세 루키 소형준(13승6패)을 내보낸다.

소형준은 두산전 6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51로 강점을 보인 덕분에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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