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만 패하면 시즌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 키움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는 "내가 잘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시리즈에 임하는 출사표를 대신했다.

키움은 2일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0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을 갖는다. 당초 1일 예정이였지만 우천으로 취소돼 하루 미뤄졌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최대 2경기가 진행된다.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친 LG는 한 경기만 잡아도 두산 베어스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에 안착할 수 있다. 반면 정규시즌 5위로 가을야구 막차를 탄 키움은 두 경기를 모두 챙겨야 살아남는다.

그동안 포스트시즌만 41경기를 치른 박병호에게도 생소한 경험이다. "5위로 올라왔기에 한 번 지면 끝인 것은 새롭다"면서도 "오늘 경기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일도 바라본다는 마음으로 하겠다 "고 말했다.

이어 "가을야구 첫 번째 경기이지만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다. 후회없이 끝까지 집중해서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보탰다.

개막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던 키움은 여름까지 선두 경쟁을 벌였지만 이후 페이스가 크게 떨어져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다. 사령탑 교체라는 충격요법도 소용 없었다.

박병호는 "가을야구에는 정규시즌에 잘하는 선수가 못할 수도 있고, 새로운 인물이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점수차가 확 벌어지지 않는 이상 영웅들이 나타났는데 모든 선수들이 영웅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팀 승리를 기원했다.

박병호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의 MVP였다. 당시 박병호는 타율 0.375(16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팀을 플레이오프로 인도했다. 공교롭게도 상대는 올해 다시 만난 LG다.

이에 박병호는 "특별히 기억이 나진 않는다"면서 "오늘 상대 투수 공을 잘 공략해야 좋은 흐름이 나올 것이다. 거기에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