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서거를 애도한다
김윤호 논설위원입력 : 2020. 11. 01(일) 16:43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1942년 1월 9일 - 2020년 10월 25일)이 향년 78세로 서거(逝去)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인물이기에 해외 언론들도 긴급 뉴스로 크게 보도했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간 투병 생활을 하다가 28일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때에 모두들 경제적인 어려움과 심리적 우울감을 받고 있는 시국을 감안하여 영결식을 4일 가족장으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계, 경제계, 체육계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고, 국민들도 고인을 추모하였다.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 SK그룹, 대우그룹 등과 함께 자본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고, 인재도 부족한 개발 도상(途上) 후진국 대한민국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경제 강국으로 이끈 견인차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고 두 주먹 불끈 쥐고 허리띠 졸라매고 가난과 싸워 이긴 부지런하고 뛰어난 우리 국민들을 개척적으로 선도(先導)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먹는 문제가 가장 컸던 시절에 두 동강난 나라, 그것도 부족해서 보수다 진보다 편을 갈라서 진영논리로 피 터지게 싸우는 나라를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으로 만든 데에는 기업인들의 도전과 성취가 큰 힘이 된 것은 사실이다.
기업이 커지면 개인의 소유를 벗어나서 사회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국가 걍제에도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게 되어 있다. 삼성그룹의 세계적인 성장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전자 등이 수백 조의 엄청난 국부(國富) 창출과 수백만 명의 일자리, 대한민국의 국위 선양 등이 빛이라면, 정경 유착(癒着)과 노동조합 없는 무노조(無勞組) 경영 등이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재벌 그룹들의 성장과정에 정치권, 정치 세력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특히 검찰과 국세청 등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집권 세력의 강압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권력자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있을 수 있다.
어느 날 재벌들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조사받고 재판 받으러 다니는 모습을 볼 때, 국민들은 착잡한 심정이 되곤 했다. 우리나라의 불행이다. 앞으로는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이다.
삼성신화로 불리는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건희 회장은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선친인 이병철 회장이 별세한 1987년 이후 그룹을 이끌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임원들을 소집해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기업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때 가장 유명한 말이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며 제2 창업을 선언했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7년 9천억이던 시가총액은 2014년 318조7천억원을 기록해 340배로 늘었고, 매출은 9조9천억원에서 338조6천억원으로 34배로 커졌다. 자산은 8조원에서 575조로 70배로 늘었고, 임직원수는 10만여명에서 42만명으로, 수출 규모는 63억달러에서 1,567억달러로 25배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13%에서 28%로 4분의 1이 넘는다. 브랜드 가치는 세계 100기업 가운데 6위로 올라섰다.
현재 삼성전자는 2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 점유율은 42%, 낸드플래시 분야는 33%로 1위이다. 2위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으니까 거의 독보적인 상황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제왕 자리에 있었던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혁신의 아이콘 고(故) 이건희 회장의 일화(逸話)와 유명한 어록은 많다. 1995년 애니콜 휴대폰에서 불량률이 10%를 넘자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니콜 15만대를 불태운 사건은 유명하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와 ‘천재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신경영, 인재경영, 창조경영, 위기 경영, 여성 경영, 상생경영 등 거인 이건희 회장이 남긴 발자취는 크고 많다.
한 시대를 이끌며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공헌을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편안한 영면(永眠)을 기도드린다.
김윤호 논설위원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인물이기에 해외 언론들도 긴급 뉴스로 크게 보도했다.
이건희 회장은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간 투병 생활을 하다가 28일 서울삼성병원에서 별세했다.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때에 모두들 경제적인 어려움과 심리적 우울감을 받고 있는 시국을 감안하여 영결식을 4일 가족장으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계, 경제계, 체육계등 각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고, 국민들도 고인을 추모하였다.
삼성그룹은 현대차그룹, SK그룹, 대우그룹 등과 함께 자본도 부족하고, 기술도 부족하고, 인재도 부족한 개발 도상(途上) 후진국 대한민국을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경제 강국으로 이끈 견인차라고 생각한다.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고 두 주먹 불끈 쥐고 허리띠 졸라매고 가난과 싸워 이긴 부지런하고 뛰어난 우리 국민들을 개척적으로 선도(先導)한 것을 인정해야 한다.
전쟁의 폐허 위에서 먹는 문제가 가장 컸던 시절에 두 동강난 나라, 그것도 부족해서 보수다 진보다 편을 갈라서 진영논리로 피 터지게 싸우는 나라를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세계 10위권의 경제 선진국으로 만든 데에는 기업인들의 도전과 성취가 큰 힘이 된 것은 사실이다.
기업이 커지면 개인의 소유를 벗어나서 사회적인 영향력이 커지고 국가 걍제에도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게 되어 있다. 삼성그룹의 세계적인 성장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세계 초일류기업 삼성전자 등이 수백 조의 엄청난 국부(國富) 창출과 수백만 명의 일자리, 대한민국의 국위 선양 등이 빛이라면, 정경 유착(癒着)과 노동조합 없는 무노조(無勞組) 경영 등이 그림자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재벌 그룹들의 성장과정에 정치권, 정치 세력과의 긴밀한 협력과 소통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 특히 검찰과 국세청 등 칼자루를 쥐고 있는 집권 세력의 강압으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권력자의 부당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는 사정도 있을 수 있다.
어느 날 재벌들이 정치자금법 위반이나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를 받고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어 조사받고 재판 받으러 다니는 모습을 볼 때, 국민들은 착잡한 심정이 되곤 했다. 우리나라의 불행이다. 앞으로는 다시는 보지 말아야 할 광경이다.
삼성신화로 불리는 내용을 간추려 보면, 이건희 회장은 1978년 삼성물산 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선친인 이병철 회장이 별세한 1987년 이후 그룹을 이끌었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 임원들을 소집해 신경영선언을 통해 초일류 기업 삼성의 기틀을 닦았다. 이때 가장 유명한 말이 마누라와 자식을 빼고 다 바꾸라며 제2 창업을 선언했다.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7년 9천억이던 시가총액은 2014년 318조7천억원을 기록해 340배로 늘었고, 매출은 9조9천억원에서 338조6천억원으로 34배로 커졌다. 자산은 8조원에서 575조로 70배로 늘었고, 임직원수는 10만여명에서 42만명으로, 수출 규모는 63억달러에서 1,567억달러로 25배로 늘었다.
삼성전자가 우리나라에서 차지하는 수출 비중은 13%에서 28%로 4분의 1이 넘는다. 브랜드 가치는 세계 100기업 가운데 6위로 올라섰다.
현재 삼성전자는 2분기 기준 세계 D램시장 점유율은 42%, 낸드플래시 분야는 33%로 1위이다. 2위와의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으니까 거의 독보적인 상황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전세계 반도체 시장의 제왕 자리에 있었던 인텔을 제치고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혁신의 아이콘 고(故) 이건희 회장의 일화(逸話)와 유명한 어록은 많다. 1995년 애니콜 휴대폰에서 불량률이 10%를 넘자 임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니콜 15만대를 불태운 사건은 유명하다. ‘결국, 내가 변해야 한다.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얘기해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회의)와 ‘천재 한 명이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 간담회)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신경영, 인재경영, 창조경영, 위기 경영, 여성 경영, 상생경영 등 거인 이건희 회장이 남긴 발자취는 크고 많다.
한 시대를 이끌며 대한민국 발전과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공헌을 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편안한 영면(永眠)을 기도드린다.
김윤호 논설위원ihonam@naver.com
| 김윤호 주필 / ihonam@naver.com |
